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이 오픈 반년여 만에 명실공히 국내 3위 면세 점포로 도약했다. 명동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에 백화점과의 시너지, 인터넷면세점 개점 등의 효과에 따른 것으로, 향후 롯데, 신라의 양강 체제를 견제할 수 있는 대항마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
15일 관세청에 따르면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지난달 일 평균 매출 21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14일 현재 하루 21억원 대의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순차적으로 문을 연 HDC신라, 갤러리아63, 두타 등 신규 면세점 5곳 중 일 매출 20억원을 넘어선 곳은 신세계가 처음이다. 신세계는 지난 9월엔 HDC신라면세점 매출을 처음으로 추월하며 신규 면세점의 강자로 떠올랐다.
특히 신세계의 이번 매출은 국내 면세점 3위 점포에 해당하는 기록이어서 더욱 관심이 쏠린다. 지난 6월 영업종료한 롯데면세점의 월드타워점은 2015년 6,112억원의 매출을 올려 롯데면세점 소공점과 신라호텔 장충점에 이어 국내 3위 면세점으로 자리매김했다. 일 평균 매출은 17억원 수준이었는데 신세계면세점이 지난 5월 18일 그랜드 오픈한 뒤 6개월이 채 지나지 않아 이를 넘어선 것이다. 월드타워점이 오픈 27년 만에 달성한 기록임을 감안할 때 신규 면세점 개점이 국내 면세업계에 긍정적인 효과로 작용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준 셈이다.
신세계면세점의 부상은 접근성의 잇점과 신세계백화점과의 시너지, 그리고 최근 개점한 인터넷면세점의 선전 등이 효과적으로 어우러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유커 천국인 명동에 자리한데다 신세계백화점 본점과 같은 건물을 사용해 여러 이벤트는 물론 각종 백화점 시설까지 면세점 자산처럼 활용하며 시너지를 낼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지난 8월과 10월 각각 외국인과 내국인 대상의 인터넷면세점을 새롭게 개점한 것도 주효했다. 다점포 체제인 롯데나 신라가 인터넷 매출이 분산되는 반면 신세계는 명동점을 기반으로 인터넷면세점을 선보이며 신규 면세점 1위 도약의 기폭제로 삼은 것이다.
이와관련, 유통업계에선 롯데면세점과 신라호텔이 오랫동안 양분해온 면세점 양강 구도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수도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신세계의 약진이 아직 오픈 1년도 안된 시점인데다 유통공룡인 신세계그룹의 전폭적인 지원과 노하우를 감안하면 발전 가능성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특히 2차 신규 면세점 경쟁에서 티켓을 거머쥘 경우 신세계면세점의 위상은 롯데, 신라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3강 구도의 주축이 될 게 분명하다는 평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세계의 가세로 강북권의 면세점 경쟁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 정도로 치열해졌다”며 “확실한 것은 굵직한 유통 강자들의 진입으로 면세점 업계에 새로운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