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CNN방송은 트럼프 정권인수팀이 작성한 이 같은 내용의 ‘메모’를 입수해 공개했다.
메모에는 “트럼프의 무역정책은 공화당과 민주당 양당의 세계화 세력과 절연한다”며 “지난 수십년간의 유화적 무역정책을 뒤집고 미국 노동자와 기업 이익을 최우선시하는 방향으로 협상할 것”이라고 적혀 있다. 메모는 취임 첫날, 100일, 200일 등 3단계로 나눠 트럼프가 취해야 할 조치를 나열하고 있다. 취임 첫날 나프타 개정을 시작하고 100일째에는 나프타 재협상을 지속하는 한편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여부를 추진하면서 취임 200일째에는 나프타 공식 탈퇴를 고려하면서 중국과의 양자 무역협정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200일 계획은 5개 주요 원칙도 적시했다. 나프타 재협상 내지 탈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철회, 불공정 수입 중단, 불공정 무역관행 중단, 양자 무역협정 추진 등이다.
이 가운데 TPP는 의회 비준 전이어서 철회가 용이한 만큼 나프타 탈퇴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메모는 지적했다. 또 나프타 탈퇴의 부작용을 언급한 뒤 미국-멕시코, 미국-캐나다 양자협정으로 부작용을 완화할 수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메모는 제조업 일자리 유지와 법인세 인하, 기업 및 에너지 관련 규제 완화 등을 부대 원칙으로 들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지난 11일 트럼프 인수팀이 차기 행정부의 과제를 취임 ‘첫날’ ‘100일’ ‘200일’ 등 시간별로 분류한 타임테이블을 마련했다고 핵심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당시 WSJ는 “트럼프가 취임 첫날 나프타 재협상, TPP 철회, 유엔기후변화 프로그램 지원 취소를 선언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는 기업까지 나서 트럼프의 과격한 보호무역주의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날 포드자동차의 마크 필즈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의 ‘멕시코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35% 부과’ 공약과 관련해 “미국 경제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멕시코에 관세를 부과하면 그 피해는 멕시코에 투자한 미국 기업에 돌아갈 것이라는 지적이다. 포드는 멕시코에 자동차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나프타에 서명한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도 이날 “글로벌 경제는 불안을 낳기도 하지만 근로자 계층의 이익에 부합한다”며 트럼프를 공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