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부동산대책’ 이후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의 아파트 경매시장이 오히려 활기를 띠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대책의 방향이 청약시장의 과열을 억제하는 데 집중돼 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싼 가격에 주택을 매입할 수 있는 법원경매에 관심을 두는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6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들어 14일까지 강남 4구의 아파트(주상복합 포함) 경매는 총 15건이 진행됐고 이 중 8건이 주인을 찾았다. 주목할 것은 평균 응찰자 수다. 이번 달 이곳에서 진행된 경매에 참여한 사람은 평균 9.2명으로 지난달 평균 응찰자 수(6.2명)보다 50% 이상 늘어났다.
낙찰가율 역시 상승했다. 11월 들어 낙찰된 아파트 매물 8건의 평균 낙찰가율은 105.3%로 21건이 낙찰된 10월(99.3%)보다 6%포인트 증가했다.
이창동 지지옥션 연구원은 “10월 강남 4구 아파트 법원경매의 평균 응찰자 수는 11월에 예정됐던 부동산 대책에 대한 불안감으로 전달에 비해 40% 가까이 줄었다”며 “대책이 발표되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된데다 그 내용이 청약시장에 한정돼 있는 덕분에 이번 달부터 수요자들이 다시 경매에 참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11·3대책’이 발표된 후 강남 4구 재건축 예정 단지들의 가격은 떨어졌지만 일반 아파트는 여전히 굳건한 모습이다. 재건축을 추진 중인 서초 잠원동 ‘신반포 8차’ 전용 52㎡형이 최근 1~2주 사이 가격이 5,000만원가량 떨어진 것과 달리 바로 옆 ‘반포자이’ 전용 84㎡의 경우 대책 발표 전후의 가격이 12억원 초반대로 같다.
안성용 우리은행 부동산팀 차장은 “강남 4구 재건축 시장이 대책의 영향을 받더라도 시중 자금이 갈 만한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강남 4구의 일반 아파트는 오히려 더 강세를 보일 수 있다”며 “그 덕분에 이번 달 들어 서울 21개 구(강남 4구 제외)의 경매 시장 분위기가 가라앉았음에도 강남 4구만은 활기를 띠는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