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IMF 때 LG처럼'...신사업서 해법 찾는 기업들

삼성 등 '최순실·보호무역' 안팎 악재에도 적극 투자 나서



LG전자 자동차부품(VC)사업본부의 시초는 지난 19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LG전자는 차량용 전장부품의 성장성을 확신하고 카오디오·공조장치부터 진출했다. 1997년 IMF 위기 속에서 기업들이 움츠러드는 상황에도 LG전자의 전장 분야 투자는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20년이 흐른 올해 LG전자 VC사업본부의 매출은 2조원을 넘길 것이 확실시된다. 2014년 1조3,000억원을 기록한 지 2년 만에 2배 규모에 근접한 것이다. 같은 기간 LG 계열사들의 자동차 관련 총매출도 3조5,000억원에서 5조5,000억원을 웃도는 수준으로 ‘점프’가 기대된다.

올 들어 기업들은 일찍이 찾아볼 수 없었던 복합위기를 맞았다. 전 세계 경기침체와 중국의 추격이라는 기존 변수에 최순실 게이트와 강경 보호무역주의자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선 승리 등 국내외의 정치적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난 것이다. 내년 경영환경을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시계 제로의 상태다. 서울경제신문이 16일 최근의 위기국면에서 만난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어려울수록 새로운 산업을 찾아야 하고 과감한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교훈을 얻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도 “내년 한국 경제는 한계기업 퇴출이 늘고 정치 불확실성이 증폭되는 ‘산업 빙벽’ 앞에 설 것”이라며 “그럼에도 정부와 민간은 확장지향적 자세로 인공지능(AI)·자율주행차 등 최근 부상하는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최근 기업들 사이에서는 신성장동력에 과감히 투자하는 움직임이 도리어 활발해지고 있다.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에 이어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돼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삼성그룹이 미국 스마트카 부품기업 하만을 80억달러(약 9조4,000억원)에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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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속에서 투자에 나섰던 기업들이 성공하는 사례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1999년 국내 신약 1호인 항암제 ‘선플라’ 출시 이후 투자를 이어온 SK케미칼은 올해 미 식품의약국(FDA)이 시판을 허가한 국내 최초 바이오 신약인 혈우병치료제(NBP601)까지 내놓았다.

2008년 금융위기 속에서 첨단 신소재인 폴리케톤 개발에 몰두했던 효성은 울산에 연산 5만톤 규모의 폴리케톤 공장을 세워 2013년부터 자동차부품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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