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회사 쪼갠 현대重, 육상플랜트 철수 수순

신규 수주 없이 기존 프로젝트만 마무리



현대중공업이 비(非)조선 사업을 분할하는 등 생존을 위한 대대적인 사업 재편을 결정한 가운데 화공·발전 등 육상 플랜트 사업은 사실상 철수 수순에 들어갔다. 현대중공업은 과거 중동 지역에서 수주한 대형 발전 및 화공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는 것을 끝으로 육상 플랜트 사업에서 손을 뗄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16일 “저유가 영향으로 신규 발주가 뜸한 상황에서 점진적으로 육상 플랜트 사업을 축소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육상 플랜트 사업은 고(高)유가 흐름을 보였던 지난 2012년께 정제 설비 등 화공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발주가 잇따랐던 사업이다. 하지만 국제 유가가 2014년 하반기 들어 급락세를 보이면서 정유 생산 설비 프로젝트에 대한 신규 발주도 급감했다. 여기에 과거 저가 수주에 열을 올렸던 주요 플랜트 업체들이 조(兆) 단위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사업 규모가 급속도로 쪼그라들었다.


현대중공업은 현재 2012년 10월과 2013년 8월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사우스와 슈퀘이크에서 수주한 2건의 발전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발전 프로젝트는 내년 하반기 내 모두 완공될 예정이다. 이외에 쿠웨이트 등 중동 지역에서 3건의 화공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 프로젝트 역시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완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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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이 현재 수행 중인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는 대로 사업에서 철수하는 것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사내 소식지를 통해 “프로젝트 대부분이 내년 하반기 내에 마무리되고 이렇게 되면 플랜트 인력의 40% 정도가 유휴 인력이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현대중공업은 앞선 2015년 초 육상 플랜트사업본부를 해양 플랜트사업본부와 통합하는 등 사업 축소를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을 벌여왔다. 당시 1,600여명 수준이었던 인력 상당수가 해양 등 여타 사업부로 옮기거나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회사 안팎에서는 현대중공업 화공 플랜트 사업이 국내 건설사에 매각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두산그룹 계열 두산건설도 최근 화공플랜트 사업부를 그룹 내 구조조정 전문 자회사인 DIP홀딩스에 매각한 바 있다.

재무구조를 개선시킨 후 외부로 매각하기 위한 수순이다.

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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