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양경미의 Cine-Biz] 영화산업, 지원하되 간섭 말아야

[양경미의 Cine-Biz] 지원과 간섭으로 힘든 영화산업

양경미/ 영화학박사·한국영상콘텐츠산업연구소장양경미/ 영화학박사·한국영상콘텐츠산업연구소장







영화 변호인 포스터영화 변호인 포스터


영화는 정치와 밀접한 연관을 갖는다. 대중예술 장르로서 여론 형성과 국민의식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영화매체는 그동안 많은 정치인들은 관심의 대상이었다. 그들에게 영화는 정치적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수단이기에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하고 다양한 형태로 제재를 가해왔다. 이러한 예는 영화의 역사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1차 세계대전 이후 러시아에서는 모든 영화산업을 국유화하고 영화를 강력한 교육수단으로 삼았다. 레닌과 소비에트 정부를 거치는 동안 영화는 정치적 임무를 맡았다. 영화를 통해 당시 사회주의 정권의 가치와 이념을 전달하는 역할을 담당한 것이다.


독일의 스탈린과 히틀러도 마찬가지였다. 영화의 중요성을 깨닫고 영화산업을 통제하고 검열을 강화했다. 정권에 부합하는 영화, 자신의 정치 성향을 드러내는 영화를 만들도록 유도한 것이다. 그러나 영화를 정치적으로 사용했던 독일과 러시아에서 영화산업은 더 이상 발전하지 못했다. 권력을 장악하기 위한 수단으로 영화를 선택한 결과, 대중들과의 소통은 멀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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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정치적인 요인이 영화에 영향을 주면서 많은 논란이 되고 있다. 2012년과 2013년 CJ그룹의 CJ엔터테인먼트가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와 ‘변호인’의 제작배급을 맡으면서 정치적 외압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은 것이다. 배급사 NEW는 영화 ‘변호인’의 투자배급을 맡았다는 이유로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받았다는 의혹도 있었다.

그래서일까. 정치적 부담을 받은 CJ엔터테인먼트는 2014년부터 애국과 안보 등 보수성향의 영화들을 제작배급 해왔다. 영화 ‘국제시장’과 ‘인천상륙작전’이 대표적이다. NEW는 당시 충무로의 투자사들로부터 투자가 어려웠던 ‘연평해전’의 투자배급을 도맡았다. 그리고 이와 같은 보수성향의 영화들은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에서 투자를 받을 수 있었다.

정치적인 영향력에 대해 의혹을 많은 영화인들은 우려를 표한다. 세계영화를 주름잡았던 독일과 러시아의 경우처럼 될 것을 염려하는 것이다. 영화인들은 예술적이고 창조적인 창작력보다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흘러가고 있는 지금의 사태를 걱정하고 있다. 영화사를 통해 얻은 교훈처럼 영화의 작품성도 낮아지고 한국영화산업 발전이 저해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문화산업을 지원하고 영화산업의 발전을 위해 정부의 지원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지나치게 영화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면 영화산업은 결코 발전할 수 없다.

지금 우리 영화산업은 위기에 처해있다. 미국 직배사의 공격은 더욱 거세지고 있고 한국영화산업의 성장 가능성은 한계에 도달했다. 한국영화산업이 한 번 더 도약할 것인지, 여기서 그대로 안주할 것인지 기로에 서있는 것이다. 지금의 위기를 극복해 더욱 발전하고 세계로 뻗어나가기 위해서는 정부는 그야말로 “지원은 하되 간섭을 말아야” 할 것이다.

양경미/ 영화학박사·한국영상콘텐츠산업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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