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데이 퓨처는 17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에 짓고 있던 10억달러(약 1조1,820억원) 규모의 전기차 생산 공장 건설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공사 자금을 대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패러데이 퓨처는 이미 대금을 밀리기 시작했고 네바다주 정부도 패러데이 퓨처 창업자인 자웨팅 러에코 회장이 충분한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면 약속했던 투자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패러데이 퓨처는 올해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16’ 현장에서 전기차 ‘FFZERO1’을 공개하며 단숨에 테슬라모터스의 대항마로 떠올랐다. 패러데이 퓨처에 따르면 FFZERO1은 한 번 충전에 480㎞ 이상을 주행하고 최고 속도는 320㎞/h, 최고출력은 1,000마력에 달한다. 하지만 패러데이 퓨처는 그 후로 FFZERO1의 성능을 제대로 입증하지 않았고 구체적인 개발 과정도 공개하지 않아 자동차 업계의 의구심을 키웠다. 자 회장이 패러데이 퓨처 말고도 전기·자율주행차 기업인 ‘러시(LeSee)’ ‘아티바’의 설립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가 동시에 자동차 기업 세 곳을 키울 수 있겠냐는 지적도 많다.
곤혹스럽기는 LG화학도 마찬가지다. LG화학은 지난달 초 패러데이 퓨처와의 배터리 공급 계약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업계는 LG화학이 패러데이 퓨처의 유명세가 필요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기업으로서 두각을 나타내는 LG화학이지만 올해까지 이 사업에서 적자를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이와 관련, “어차피 패러데이 퓨처에 대한 배터리 공급은 네바다 공장 건설 이후로 예정됐던 만큼 (건설 중단 때문에) 당장 발생하는 손실은 없다”면서 “패러데이 퓨처가 공장 건설 계획을 아예 백지화한 게 아닌 만큼 두고 보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