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19일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 동안 박근혜 대통령의 행적에 대해 “박 대통령은 관저 집무실 및 경내에서 30여 차례의 보고와 지시를 내렸다”며 “청와대에는 관저와 본관, 비서동에 각각 집무실이 있으며 이날은 주로 관저 집무실을 이용했다”고 공개했다. 청와대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이 관저 집무실에 있었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있는 일.
청와대는 이날 홈페이지에 ‘오보·괴담 바로잡기’ 코너를 신설하고, ‘세월호 7시간, 대통령은 어디서 뭘했는가―이것이 팩트입니다’라는 글을 올려 이같이 언급했다. 청와대가 ‘세월호 참사 당일 굿을 했다’ ‘성형시술을 받았다’는 의혹 등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의혹이 계속 제기되자 재차 해명에 나선 것.
청와대는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 시간대별 집무 내용을 그래픽으로 정리했다. 여기에는 박 대통령이 국가안보실 및 정무수석실 등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내용과 지시 사항이 담겨져 있었다.
이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오전 10시 국가안보실로부터 첫 서면보고를 받은 이후, 10시 36분에 ‘70명 구조’, 10시 57분에 ‘476명 탑승, 133명 구조’라는 보고를 각각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12시 33분에 정무수석실로부터 ‘179명 구조, 1명 사망’이라는 서면보고가 있었고, 오후 1시 13분에는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유선으로 ‘190명을 추가 구조해 현재까지 총 370명을 구조했다’고 보고 받았다. 박 대통령은 오후 2시 11분에 안보실장에게 전화를 해 구조 진행 상황을 재확인할 것을 지시했고, 안보실장은 오후 2시 50분에 ‘190명 추가 구조는 서해 해경청이 해경 본청에 잘못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정정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때까지 구조 상황 등이 잘못 보고됐다는 뜻.
이에 박 대통령은 2시 57분에 안보실장에게 전화해 구조 인원 혼선에 대해 질책하고 오후 3시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방문 준비를 결정했다. 이후 박 대통령은 오후 5시 15분 중대본을 방문하기 전까지 계속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청와대는 “대통령은 계속 상황을 확인했고 평균 20분 간격으로 쉼 없이 상황을 점검하고 필요한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해명으로 논란이 끝날지는 의문이 이어지고 있다. 청와대 주장만 있고 관련된 증거 자료는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 특히 “관저에 있었다”는 것은 또 다른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 관저는 쉽게 말하면 ‘집’으로 과거 대통령들은 업무를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서 수행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그동안 공식행사를 빼곤 대부분의 시간을 관저에서 보냈다는 의혹이 있었던 것. 이번 공개로 세월호 상황 때도 관저에 있었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라 논란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0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관저 집무실을 이용했다는 건 출근하지 않았다는 뜻”이라며 “그 긴박했던 시간에 출근 않고 뭘 했는지요”라고 질문다. 박 대통령이 관저 집무실을 이용한 것에 대해 청와대는 “청와대 어디서든 보고를 받고 지시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대통령은 출퇴근 개념이 아닌 모든 시간이 근무시간”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청와대가 오후 3시쯤에야 구조 상황에 대해 제대로 된 보고를 받았다는 것도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청와대 설명에 따르더라도 대통령이 중대본 방문 지시를 한 건 3시였는데, 실제 중대본에 도착한 것은 5시 15분으로 확인됐다. 청와대에서 중대본이 있는 세종로 정부서울청사까지는 5분이면 이동할 수 있는 거리로 알려졌다.
[사진=청와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