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에 따르면 최 씨는 박근혜 대통령을 통해 안 전 수석을 움직여 작년 10월과 올해 1월 순차적으로 출범한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53개 대기업이 774억원을 억지로 출연하도록 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다.
검찰에서 출연 기업들은 안 전 수석 등의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각종 인허가에 어려움을 겪거나 세무조사를 받는 등 불이익을 받을 것이 두려워 출연 지시에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미르재단 경우 단 일주일 만에 기업별 분담금이 결정됐고, 애초 300억원이던 기금 모금 목표액이 500억원으로 갑자기 증액됐다는 의혹도 사실로 밝혀졌다. 미르‘K스포츠재단 등 두 재단 이사장 및 이사들의 인사권이 최 씨에 의해 좌지우지됐다는 사실도 검찰 수사를 통해 확인됐다.
최 씨는 또 작년 롯데그룹에 추가 기부를 요구해 70억원을 받았다가 돌려주는 등 일부 대기업에 접근해 두 재단 출연금과 별도의 추가 기부를 강요한 혐의(직권남용 및 강요)도 받아 왔다. 아울러 최 씨는 안 전 수석을 동원해 각 대기업을 ’먹잇감‘으로 삼아 각종 이권을 챙겼다는 의혹도 모두 사실로 알려졌다.
안 전 수석의 일련의 행위는 모두 최 씨 등의 이권 챙기기를 도운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권력 막후에 숨은 최 씨를 위해 ’수금책‘ 역할을 한 안 전 수석이 박 대통령의 구체적 혹은 암묵적 지시에 따라 이 같은 행동을 한 정황을 확인하고 향후 수사 과정에서 박 대통령의 정확한 역할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모을 계획이다. 검찰이 확보한 안 전 수석의 업무 수첩과 ’체크 리스트‘에는 두 재단 및 최 씨의 각종 이권 사업과 관련한 ’대통령 지시 사항‘이 다수 적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날 청와대와 정부 문서를 다량 유출한 혐의로 정 전 비서관을 함께 구속기소한다고 밝혔다. 정 전 비서관이 최 씨 측에게 이메일’인편‘팩스 등을 통해 보낸 문서는 모두 180여 건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정부 부처와 공공 기관 고위직 인사안, 국무회의와 수석비서관회의 대통령 말씀 자료, 정부 부처와 대통령 비서실 보고 문건, 외교 자료와 대통령 해외순방 관련자료 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장’차관급 인선 자료 등 47건은 명백한 공무상 비밀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검찰은 정 전 비서관의 휴대전화 녹음 파일 등을 바탕으로 박 대통령이 정 전 비서관에게 최 씨의 조언을 받기 위해 문서들을 보여주라고 지시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