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 공포에 떨게 하는 괴사진의 확산
몇 장의 ‘괴(怪)사진’들이 인터넷을 떠돌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돌연변이’라는 키워드로 인터넷을 검색하면 두 개의 꽃이 붙어 일그러진 꽃 사진과 토마토, 오이 등에 싹이 나는 등 출처가 불분명한 사진들이 검색된다. 기자가 구글 이미지 검색을 통해 추적해보니 사고 이전의 사진이거나 대부분 일본이 아닌 지역에서 게재된 기형 사진들이었다. 특히 색이 하얗게 변한 장미 사진의 경우 ‘보기 드문 희귀종’이라는 식물 전문가의 게시글의 사진으로 검색되기도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심지어 일본의 온라인 매체에서 보도된 것이라는 몇몇 괴사진들도 방사능 괴담의 신빙성을 높인다. 실제 일본 나라현 미야케 마을의 이케다이츠가 산 토마토라고 설명하고 있는 해당 기사는 2012년 7월 7일 아사히신문의 웹페이지에 흔적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해당 링크를 타고 추적해보면 삭제된 페이지라고 뜬다. 이 외에도 괴물 메기, 하얀색의 청개구리 등의 사진이 걸린 게시물을 추적해보면 일본이 아닌 체르노빌 원전 사고에 따른 돌연변이라고 소개되기도 한다.
▲정체 불명의 괴사진이 ‘방사능 피폭 돌연변이’로 돌변
정체 불명의 알 수 없는 괴사진들이 물론 실제로 방사능의 영향을 받아 기형적으로 생겨났을 가능성도 전무하지 않다. 하지만 전문조사기관의 정밀한 검사를 통해 방사능 피폭의 결과물이라는 검증과정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상 방사능 괴담의 신뢰성을 얻기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재기 한양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후쿠시마 원전으로 인한 돌연변이라고 온라인에 떠도는 사진을 보면 대부분 예전에 우연히 발견된 기형 생물의 사진이거나 교묘하게 합성된 사진인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2011년 3월 원전 사고로 대량의 방사성물질이 유출된 이후, 지금까지 학계에 발표된 공식 사례는 후쿠시마현에 서식하는 남방부전나비(Zizeeria maha)의 기형화 뿐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