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쇼핑왕 루이' 남지현① "레드카펫 키스신, 루이스럽지 않았나요?"

‘쇼핑왕 루이’는 드라마에서 항상 막내일 것만 같던 남지현을 본격적인 청춘스타로 발돋움하게 만들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순박함과 통통 튀는 매력을 지닌 고복실은 루이와 차중원 뿐만 아니라 뭇 남성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충분했고, 그들이 만들어낸 판타지 로맨스는 여성들의 이상향과 같은 그림을 만들어냈다.

자기도 모르게 작품에, 루이에 빠져들었다는 남지현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는 작품에 대한 애정이 한껏 묻어났다. 강원도 산골소녀의 때묻지 않은 순박함, 그걸 어떻게 도시에 살고 있는 배우가 실제로도 갖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Q. 작품 선택 배경은



일단 대본이 재미있었고, 루이와 복실의 관계가 아주 귀여웠어요. 많은걸 생각하기보다 내가 재미있게 연기할 수 있을것 같아서 선택했어요.

Q. 강원도 산골소녀, 캐릭터 설정하기 쉬우면서도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대본에 나와있는 복실의 모습을 가장 많이 참고했어요. ‘강원도 산골소녀에 까만피부, 하얀치아, 순박한 미소’ 이렇게 설정돼 있었거든요. ‘예쁘고 싶지 않았냐’는 질문을 많이 하시는데 복실은 예뻐야 하는 캐릭터는 아니잖아요. 그런 생각보다는 대본에 있는 이미지를 잘 살려야겠다는 생각 뿐이었죠.

Q. ‘질투의 화신’과 맞붙으면서 시청률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걱정도 우려도 많았죠. 처음 미니시리즈 여주인공을 하는 만큼 경쟁력이 없다는 이야기도 있었어요. 당연한 말이죠. 경쟁작은 톱 배우에 베테랑이고, 저는 처음 시작하기 때문에 경쟁이라는 말 자체가 안된다고 생각했어요.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좋은 경험이 될거라 생각했기에 처음부터 비교할 생각 자체를 안했어요. 내 일에 최선을 다하자고만 생각했죠.

워낙 고민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라 감독님께도 이런 이야기를 했더니 ‘루이랑 같이 현장에서 놀면서 찍으면 된다’고 말해주셨어요. 덕분에 큰 부담이나 책임감은 줄었던 것 같아요. 감독님 스타일이 그런 부담을 크게 생각하지 않으신 것 같아요. 좋은 배우들과 뭔가를 만들어내려 하는 사람? 서인국 오빠와 저를 붙일 수 있다고 생각하신게 신기했는데 막상 시작하니까 호흡이 아주 잘 맞았어요.

Q. 첫 시청률은 5%대였지만 바로 수직 상승했는데.



분위기를 현장에서 실감하기는 어려워요. 촬영을 계속 해나가는 사람들이잖아요. 현장 분위기는 크게 요동치지 않았어요. 처음 중간 끝 모두 ‘재미있게 만들어보자’ 하는 파이팅이 있었죠. 밤샘촬영에도 농담이 오고가고, 이야기도 재미있고, 서로 웃겨가면서 촬영했던 것 같아요. 처음 미니시리즈 주연을 맡은 제게는 더없이 좋은 환경이었죠.



Q. 미니시리즈 주연에 대한 압박감도 만만치 않았을 듯 한데.



책임감은 있는데 부담은 많지 않았어요. 같이 하는 분들이 모두 가져가셨다고 할까? 현장에서도 그런 부분에 일일이 신경쓰지 않아도 재미있게 촬영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어요. 저는 어떤 결과를 얻든 잃어버릴게 없는 사람이잖아요. 그래서 크게 얽매이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Q. 이야기가 흐를수록 루이에게 깊이 빠져든다는 생각이 들었다.



루이같은 남자면 모든 여자들이 다 좋아할거라 생각했어요. 좋아하는 사람만을 바라보고, 그가 뭘 좋아할지를 고민하고, 같이 있어주고 싶어하는 남자잖아요. 물론 대본에 루이가 ‘누가봐도 꽃미남, 빛이 난다’고 쓰여 있지만, 그것보다 좋은건 자기만 바라봐주는 사람이라는 점이죠.

Q. 어떤 장면에서 그렇게 루이가 사랑스러웠나.



처음 준 500원짜리 동전에 스마일 스티커를 붙이고 간직하고 있던 모습이요. 대본을 읽었을 때도 감동이라고 생각했어요. 그 500원이 가지고 있으라고 한것도 아니고 그저 설거지 했다고 준거잖아요. 그걸 자기가 소중하게 생각하며 지니고 있었다는게 여자로서는 감동할만함 포인트죠.

Q. 키스신만 무려 네 번이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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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못하고 있었는데 세보니까 네 번이더라고요. 전체적으로 스토리에 잘 녹아들었던 장면들 같아요. 특히 옥탑방에 레드카펫을 깔아놓고 했던 키스신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실제로 그 계단에 레드카펫을 깔아놓으면 어울릴까 생각했는데 막상 실물을 보니 정말 멋있더라고요. 방송을 보면서는 ‘루이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려했지만 아주 잘 나온 장면이라고 기억해요.



Q. 이런 면 때문에 여성적인 판타지라는 이야기가 많았다.

작가님이 여자인 것도 있겠고 동화적인 이야기라는 점도 있어요. 여자들도 그런 판타지를 보면 잘 알아요. ‘드라마니까 이런 남자가 있지’라고요. 혹시 하나쯤 더 있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판타지 속 남자는 드라마에밖에 없으니까 더 끌리는 것 아닐까요. 남자들도 ‘아 여자들이 이런걸 좋아하는구나’ 하고 정보수집용으로 봐둘 수도 있고요.

Q. 대부분의 갈등이 중반에 해결돼버렸다.



배우들도 그렇게 빨리 갈등이 정리돼서 놀랐어요. 복남이를 찾는 순간 ‘작가님께서 무슨 생각을 풀어가려는거지?’라고 생각했었죠. 심각한 문제들로 걱정했던걸 보상해주려는 심리에 주인공의 재미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던 것 같아요. 저는 나쁘지 않은 시도였다고 생각해요.

Q. 결말이 해피엔딩은 확실한데 어떤 방식으로 끝날지 예측할 수 없었다.



매회 대본이 나올 때마다 배우들도 그랬어요. 이번주 대본을 받으면 다음주에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를 모르겠더라고요. 특히 마지막주에는 3편의 대본이 나왔잖아요. 과연 대본이 다 나올 수 있을까, 작가님께서 어떤 해피엔딩을 만들 것인가 예측할 수가 없어서 모두 기다려보자고 생각했죠. 우리 드라마는 예측한 것과 다르게 나오는 결과도 많았던 만큼 조급해하지 말고 기다려보자고 생각했어요.

Q. 결말은 오래 전부터 이어져 온 끈 같은 ‘인연’을 확인한 에피소드였다.



루이와 복실이 어렸을때 만났다는 복선은 몇 개 있었어요. ‘고보씨, 보물상자’ 같은. 처음에 고보씨라는 강아지 이름이 나왔을 때부터 의문이 있었는데 ‘어렸을때 서로 인연이 있었다’는건 알려주셨어요. 그런데 어떻게 만났는지까지는 이야기를 안해주시는거에요. 마지막회 대본을 보며 오르골이 등장하는걸 보고 ‘아 그랬구나’ 하며 놀랐죠. 영화관에서 오르골을 보여준게 인상 깊었던 것 같아요. 다시 영화를 보자는 약속도 지키고 과거 인연도 알려주게 되니까요.



Q. 삼각관계, 불륜과 맞서 ‘청춘남녀의 순수한 사랑’을 마지막까지 강조했다.



딱 그게 우리 드라마의 색깔이잖아요. 깊이 생각해보면 이것도 저것도 조금 이상하다 말할 수는 있지만, 보고 있으면 기분 좋아지는. 현실에서는 찾기 힘들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저런 사랑도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심어준거죠. 작가님께서도 순수한 사랑 자체가 판타지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데 그 점을 이야기해보고 싶었다고 하셨어요. 결말을 보면서 우리 드라마와 잘 맞게 끝났다고 생각했어요.

Q. 마지막 장면의 키스신에 정말 작품에 깊이 빠져있다는 생각을 했다.



아 그래요? 저는 그 상황에서 찍은 사람이라 잘 모르겠는데.(웃음) 그 장면을 찍은 날이 실제로 마지막 촬영날이었어요. 영화관 신이 마지막이었고, 옥탑방 엔딩이 바로 직전에 촬영한거에요. 그날 전체적으로 마음이 이상해서 계속 어떻게 하냐고 하면서 다녔어요.

특히 영화관에서는 세팅까지 다 하고 감독님께서 ‘레디’ 하시는데 ‘액션’까지의 그 짧은 공백에 너무 긴장돼서 잠깐 멈추고 싶었어요. 나중에 인국오빠가 손에 땀이 엄청났다고 하더라고요. 마음이 정말 싱숭생숭했던 기억이 나요.

Q. 서인국 윤상현과의 호흡은 어땠나.



윤상현 선배는 후배들에게 용기를 북돋아주는데 최고에요. 극중 캐릭터와 말투는 비슷한데 다정다감한 면이 있죠. 같이 연기하는 후배들이 주늑들 수도 있지만, 그런게 없게끔 항상 용기를 북돋아주는 말을 해주세요.

서인국 오빠는 상대역으로 만나기 좋은 사람이었어요. 작품이 러브스토리잖아요. 타고난 센스가 있고, 애정어린 장면 하나하나를 풀어내는게 뭔가 모를 편안한 느낌을 줬어요. 러브스토리를 찍기엔 인국오빠만한 상대가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