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바이오

“‘젊은 피’ 수혈받아도 젊어지지 않는다”

미국 연구팀 쥐 대상 실험

‘늙은 피’ 받은 젊은 쥐는 건강 급속히 악화

늙은 동물 피 속에 노화 촉진하는 물질 존재 가능성

‘젊은 사람의 피를 수혈받으면 노인도 젊어질 수 있을까’


미국 연구팀이 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젊은 피’를 수혈받아도 늙은 쥐의 노화가 되돌려지는 것은 아니라는 결과가 나왔다. 반면 젊은 쥐에 늙은 쥐의 피를 넣으면 건강이 급속히 나빠졌다. 사람은 쥐와 다르지만 이번 실험은 노화에 대한 흥미로운 시사점을 던져 준다.

23일 의약전문매체 스태트뉴스에 따르면 미국 UC버클리 마이클 컨보이 교수팀은 이런 연구결과를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최근 게재했다.

연구팀은 젊은 쥐와 늙은 쥐 혈액의 5~8%에 해당하는 150마이크로리터(㎕)씩을 30초 간격으로 15번 교환하는 식으로 전체 혈액의 절반을 바꿨다. 그러면서 간세포 성장이나 간지방 과다 및 섬유증, 학습과 기억 관장 부위 뇌세포 발달, 근육 강도와 근육조직 회복력, 신장과 폐, 심장 등 신체 곳곳의 노화 관련 생체지표 변화를 측정했다.


전반적으로 젊은 쥐의 혈액을 수혈받은 늙은 쥐의 건강상태는 개선 효과가 없거나 있더라도 미미했다. 예를 들어 기억과 학습을 관장하는 뇌 특정 부위 신경세포(뉴런) 재생력에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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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수혈 후 5일이 지나면서 나이가 든 쥐의 손상된 전경골근(정강이뼈 앞에 있는 근육)이 실제로 회복됐다. 전반적인 노화를 되돌리지는 못하지만 근육세포 회복에는 효과가 있는 셈이다.

반대로 ‘늙은 피’를 수혈받은 젊은 쥐의 건강은 급격히 크게 악화했다. 특히 수혈받지 않은 젊은 쥐에 비해 뇌세포 발달이 2배 이상 떨어졌다. 연구팀은 “노화과정은 되돌릴 수 없는 불변의 일이 아니라 어느 정도 변화가 가능함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연구팀은 늙은 동물의 피 속에는 무엇인지는 아직 모르지만 뇌세포 등의 건강과 성장을 저해하며 노화를 촉진하는 요인이 있다는 점을 드러내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 속의 미량 단백질이나 다른 장기들의 역할 등 요소들을 정확히 규명해내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사람들이 영화 ‘뱀파이어 전설’처럼 젊은 피가 건강에 큰 도움이 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오해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인간의 혈액 교환은 극히 일부의 악성 자가면역질환 증상 완화뿐이다. 그러나 유전적으로 다른 사람들의 피나 혈장 등 성분을 대량 및 반복적으로 수혈할 경우 면역거부반응으로 장기 손상 등 심각한 부작용들을 일으킬 수 있어 꼭 필요한 경우에만 시행된다.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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