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발언대] 해외서 성공하는 프랜차이즈 기업의 조건

강병오 중앙대 창업경영대학원 겸임교수





지난 2002년 부산 해운대에서 33㎡ 남짓한 점포로 출발한 ‘본촌치킨’은 해외에서 더욱 인기다. 매콤달콤한 특제 소스의 맛과 어우러진 바삭한 튀김치킨으로 지난해 기준 미국·필리핀 등 8개국에 166개의 점포를 가진 글로벌 프랜차이즈로 자리 잡았다.

중국 46개 도시에서 150개의 커피숍을 운영하는 ‘만커피’도 국내에서 터득한 외식업 노하우로 중국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함께 모여 수다를 떨면서 놀 수 있는 사랑방 같은 공간, 세미나룸 등으로 차별화해 현재 중국에서 가장 가파르게 성장하는 커피 브랜드로 꼽힌다.


해외에 진출하는 국내 프랜차이즈 기업의 성공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해외 진출은 ‘양날의 칼’이다. 사전 준비 없이 나가면 십중팔구 실패한다. 창업가정신으로 해외의 더 넓은 시장을 선점하고 개척해야 한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지만 준비와 전략 없는 도박이 돼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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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국내에서 충분한 경험과 운영 노하우를 터득한 후 해외로 진출해야 한다. 프랜차이즈 시스템은 단순히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아니다. 가맹본부의 시스템 구축, 가맹점 및 협력업체와의 교육 및 소통, 고객관리 및 마케팅 전략 등에 대해 충분히 경험하고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국내에서 성공 노하우를 갖추지 못한 브랜드가 해외에서 성공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무리한 해외 진출에 따른 실패는 국내 사업에 악영향을 미치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실패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초기 투자자금이 많이 드는 직접투자나 합작투자 방식보다 현지 기업에 운영권을 대폭 위임하는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위험을 덜 수 있는 방법이다. 또 여러 국가에 동시다발적으로 진출하는 것보다 한 국가나 지역에 집중투자한 뒤 단계별로 국가나 지역을 확대해나가는 것이 위험을 줄일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국내 시장에서의 경쟁을 피해 해외 현지에서 직접 사업을 전개하는 프랜차이즈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인 특유의 독창성과 성실함을 앞세워 특정 국가에서 성공한 후 다른 국가나 국내로 진출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프랜차이즈 기업의 실패는 수많은 자영업자의 생존 기반을 흔들 수도 있기에 철저한 준비와 전략이 뒷받침돼야 한다.

강병오 중앙대 창업경영대학원 겸임교수

이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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