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책

'유사수신 의혹' J씨의 수상한 사업확장

관계사 '하나린파크' 통해

"최고 90%" 수익률 내걸고

납골당 투자명목 500억 모집

웨딩홀 인수·공연장 사업도 추진

위리치에셋, 사실확인 요청 거부



유사수신 의혹으로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른 국세청 세무서 9급 출신 J씨가 기존 부동산 투자·강연 외에 공연·문화·미디어 쪽으로도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에는 투자 명목으로 수백억원 규모의 자금 모집에 나섰던 탓에 유사수신 행위를 통해 사업 확장을 추진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본지 11월18일자 20면 참조

23일 J씨의 측근인 L씨가 대표이사로 등재된 하나린파크(옛 로얄컬쳐)의 법인 등기부 등본을 보면 지난 8월8일 납골당 분양·관리, 묘지관리업을 각각 사업목적으로 추가 기재했다. 지난 6월13일 자본금 5억원으로 만들어진 하나린파크는 사업목적의 첫 번째로 유흥주점업을 적었으며 이어 숙박·음식업점과 주류 도소매업도 기재해놓았다. 또 위리치에셋(옛 신화리츠포럼)의 대표이사인 K씨는 하나린파크의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위리치에셋과 하나린파크가 사실상 관계사로서 운영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후 위리치에셋은 8월14일 홈페이지(포털사이트 카페)를 통해 경기도에 위치한 2곳의 납골당(재단 법인)에 투자한다면서 두 차례에 걸쳐 500억원을 모집한다는 내용을 공지했다. 게시글을 보면 위리치에셋은 하나린파크를 세워 투자금을 모집한 뒤 납골당을 인수한 뒤 J씨를 재단법인 이사장으로 등재한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특히 위리치에셋은 게시글을 통해 “투자 기간이 최대 3년이고 최소 가입금은 1인당 2,000만원, 기간 수익률은 65~90%”라고 명시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공식 금융회사로 등록하지 않은 업체가 불특정 다수에게 일정 수익률을 제공한다면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유사수신 행위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J씨가 부동산 부실채권(NPL)과 주택 재개발 사업 투자 명목으로 자금을 조달할 때 위리치에셋을 유사수신 창구로 활용한 것으로 판단해 이미 4월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J씨가 실소유주로 판명된 위리치펀딩(옛 신화웰스펀딩)은 최대주주·출자금 증빙 서류를 허위로 기재한 혐의 등으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온라인 소액 지분 투자) 중개업자 등록 취소와 과징금(1억3,300만원) 제재를 받았다. 검찰은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신자용)에 사건을 배당해 J씨와 관계사들의 유사수신 의혹을 살피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주변·외곽수사를 진행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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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씨가 위리치에셋 등을 통해 어느 정도 자금을 모았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최근 하나린파크 등을 주체로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웨딩홀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금액은 60억원 안팎이 거론된 것으로 전해진다. 위리치에셋과 투자를 논의한 경험이 있는 한 관계자는 “웨딩홀을 공연장으로 바꿔 새로운 사업에 활용하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위리치에셋의 또 다른 관계사인 위리치엔터테인먼트는 9월19일 사명을 파코아트센터로 바꾸면서 공연장 임대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기도 했다. 이 밖에 방송·영상물 제작과 광고대행업을 하는 위리치미디어(5월20일 설립)도 J씨의 관계인들이 사내이사와 감사로 등재돼 있다. 부동산 투자·강연으로 사업을 시작한 J씨가 다방면에 손을 뻗치고 있는 셈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J씨가 실소유주로 있는 위리치에셋과 관계사들이 유사수신 의심 행위를 통해 사업을 넓혀나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위리치에셋 측은 유사수신 행위 의혹과 관련한 해명을 듣고자 연락했지만 답변 자체를 거부했다.

한편 블로그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의 게시글을 삭제·폐쇄한 위리치에셋은 최근 대형 포털사이트 카페마저도 비공개로 전환해 외부의 접근을 차단했다.

지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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