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바이오

릴리, 또 임상 실패…치매 정복 먼 산

'솔라네주맙' 치료효과 발견 안돼

차기주자 머크사·바이오젠 주목

다국적 제약사 일라이릴리가 개발 중이던 알츠하이머 혁신 치료제 솔라네주맙의 대규모 임상시험이 또다시 실패로 끝났다.

24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릴리사는 최근 2,100명의 경증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 시험 결과 자사의 치매 치료제 솔라네주맙을 투여한 환자군과 가짜 약을 투여한 환자군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공식 발표했다. 릴리사는 이번 임상이 성공할 경우 내년께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시판 승인을 신청, 알츠하이머 진행을 억제하는 최초의 치료제로 출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번 임상이 실패로 돌아가며 치매 정복의 꿈은 다시 조금 멀어지게 됐다.


솔라네주맙은 치매를 유발하는 주범으로 알려진 뇌세포의 단백질 베타 아밀로이드의 뭉침(플라크)을 제거하도록 디자인된 항체 물질이다. 솔라네주맙을 이용한 임상 3상 시험은 이미 두 차례 실패한 것으로 지난 2012년 알려졌다. 하지만 릴리사는 경증 치매 환자 일부에게는 인지 기능 감퇴 효과가 나타났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초기 치매 치료제로 상용화하기 위한 재임상이 들어갔다. 하지만 솔라네주맙의 인지 기능 감퇴 지연 효과는 두드러지지 않았고 실험은 실패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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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릴리의 실패를 만회할 다음 주자로 머크사와 바이오젠을 주목하고 있다. 머크가 개발 중인 ‘베루베세스타트’는 혈류를 타고 뇌로 들어가 베타 아밀로이드를 만드는 효소인 베타 세크레타제1(BACE1) 활동을 차단하는 약이다. 이달 회사는 치매 환자 32명을 대상으로 한 초기 단계 임상에서 약 투여를 통해 최고 90%까지 베타 아밀로이드가 감소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머크는 해당 약물로 현재 3,500명의 대규모 임상 연구를 진행 중이며 내년 여름께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젠은 역시 베타 아밀로이드 뭉침을 억제하는 신약 후보 물질 ‘아두카누맙’으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는 9월 네이처를 통해 165명의 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초기 임상 시험을 한 결과 아두카누맙을 투여한 환자군의 인지 능력 저하 현상이 현저히 줄어든 사실을 발표한 바 있다. 다만 아두카누맙이 상용화되는 시점은 일러도 오는 2020년은 돼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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