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한국형 원전, 한류를 잇다

김인식 한국원전수출산업협회장

'70조 매출' UAE 원전 수주

뷰티 등 연쇄 산업 한류 일으켜

정부·관련 산업체 '팀 코리아'

지속 성과 창출 힘모아야

김인식 회장김인식 회장




지난 10월20일 한국전력이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에미리트원자력공사(ENEC)와 UAE 바라카원전 준공 후 운영사업에 대한 투자계약을 체결해 향후 60년간의 운영권을 확보하면서 세계 원전시장에서 한국의 저력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


한전은 5,600MWe의 바라카원전을 60년간 운영함으로써 약 54조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되며 이를 통해 원전 건설을 위해 수주한 약 21조원을 포함해 UAE 원전 수출로 총 70조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이뿐 아니다. 한전KPS는 바라카원전 운영을 담당하는 나와에너지와 원전 정비인력을 10년간 파견하는 추가계약을 앞두면서 7월 한수원이 체결한 원전 운영지원 계약과 더불어 연간 1,000여명에 달하는 대규모의 해외 신규 고용 창출이 전망된다.

2009년 UAE 원전을 수주한 후 중동지역에서 한국 원전의 위상은 물론 다양한 분야의 한국 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과거 중동지역과의 교류는 건설업이 대부분이었으나 최근 의료 분야를 비롯해 자동차, 전기·전자, 교육, 스포츠 분야로 협력이 확대되고 있다. 중동 국가들은 한국을 과거의 ‘건설’ 이미지에서 벗어나 의료, 정보기술(IT), 자동차 등 ‘첨단산업 강국’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한국(Made in Korea) 의약품·의료기기·화장품에 대한 신뢰도도 높아지고 있다.


UAE 원전 수출은 ‘한국형 원전’이라는 우리의 우수 상품 수출이 원전과 관련된 추가 수주를 창출함은 물론 이를 통해 국가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 다른 분야 산업의 시장 개척을 유발한 대표적인 사례가 됐다. 고도의 기술 집합 상품인 원전 수출이 해외시장에 기여하는 영향력은 어마어마하다. 미국·일본·러시아·중국 등이 국가 차원에서 정상들이 직접 나서 자국 원전 수출을 추진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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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가 지속되면서 잠시 주춤하기는 했으나 온실가스 감축 대책이 시급해지면서 세계 원전시장은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있다.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 따르면 세계 평균 기온 상승 폭을 2℃로 제한하는 기후변화협약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화석연료를 제한하고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해야 하지만 요즘 신재생에너지로 대표되는 태양광·풍력 등으로는 한계가 있어 오는 2050년까지는 원전의 발전량 비중을 대폭 높여야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약 1,000GWe의 신규 원전이 증설돼야 하며 이에 아시아·아프리카·중동의 신흥국들뿐 아니라 영국·체코 등의 선진국 또한 원전 건설을 다시 추진하는 추세다.

이러한 세계 원전시장 환경에서 우리 원전은 괄목할 만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지난 30여년간의 기술개발·건설 및 운영으로 얻은 세계 최고의 원전 기술력과 세계 최강의 제작·시공 및 사업관리 능력으로 2009년 UAE에서 수주한 바라카원전을 준공예정일에 맞춰(on-time, within budget) 완성해가고 있다. 원전 운영·정비·엔지니어링 분야로의 사업영역 확대는 원전 선진국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우리의 경쟁국인 프랑스의 유력 일간지 ‘르피가로’는 경제면 특집 기사에서 원자력 분야에 대한 기술력과 성능·안전성이 뛰어나면서도 건설 기간을 프랑스보다 10개월이나 줄일 수 있는 경쟁력이 한국에 있었다고 평가한 바 있다. UAE의 성공사례에서 입증됐듯이 원전 수출은 제2·제3의 연쇄 한류 산업을 일으킬 수 있는 가장 가까이에 있는 수출 효자상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원전 같은 거대 플랜트 산업의 수출은 단순히 몇 개 기업이 이뤄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정부를 비롯한 관련 산업체의 지원·협조를 통한 팀코리아가 만들어져야 성과를 달성할 수 있다. 국가 차원의 세일즈 외교, 국민의 지지와 관심을 더해 우리 원전이 우리나라의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를 수 있도록 모두가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김인식 한국원전수출산업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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