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가계부채, 1금융 죄니 2금융 비주담대·신용으로 쏠렸다

한은, 3분기 가계신용

은행 가계대출 전기比 17.2조원 늘어 1,257조원… 증가세는 둔화

10월 은행 가계대출 포함하면 1,300조원 이미 돌파

새마을금고 3.4조원↑… 증가액 전년도 총액의 80%

자료:한국은행자료:한국은행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융당국의 연이을 가계부채 옥죄기에 시중은행 등의 가계대출 증가세는 줄었지만,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새마을금고 등 제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쏠리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초저금리시대에 노후를 준비해야하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맞물려 대출수요가 몰리는 상가·오피스텔 담보대출 등이 증가세를 견인하고 있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가계신용 통계에 따르면 지난 3·4분기 기준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규모는 1,295조8,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38조2,000억원(3.0%) 증가했다. 이 같은 증가액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4·4분기와 같은 수준이다. 10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9월말 대비 7조5,000억원이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이미 가계대출은 1,300조원을 넘어섰다.

기관별로 나눠보면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억제책으로 인한 풍선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우선 시중은행의 경우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연히 둔화했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03조9,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7조2,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2·4분기 증가액(17조4,000억원) 보다 적고, 역대 최대치인 지난해 4·4분기(22조2,000억원) 보다는 5조원 낮은 수준이다.



시중은행에서 줄어든 대출수요가 몰려간 곳은 제2금융권이었다.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277조7,000억원으로 전기 대비 11조1,000억원 증가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아닌 상가·오피스텔 등 비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포함하는 기타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기타대출 역시 사상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기관별로 보면 새마을금고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새마을금고의 9월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59조3,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3조4,000억원 증가했다. 이 같은 증가 증가액은 지난해 전체 증가액(4조2000억원)의 80.1%에 달한다. 이미 올해 누적금액(7조6,000억원)으로는 지난해 실적을 훌쩍 뛰어넘었다. 한은 관계자는 “새마을금고의 경우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기는 하지만 은행에 비해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적용되지 않는 등 규제의 강도가 낮은 데다 이자만 내는 비거치식 대출이 많은 게 가계대출이 높은 증가세를 기록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쉽게 말해 금융당국의 시중은행 대출 옥죄기에 가계 대출 수요가 새마을금고 등 제2금융권으로 쏠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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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전문회사와 주택금융공사 등이 포함된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346조2,000억원으로 전기 대비 7조9,000억원 늘었다. 3조5,000억원 증가한 주택금융공사 등의 주택담보대출이 증가세를 이끌었다.

카드사용 등 판매신용 잔액은 67조9,000억원으로 전기 대비 1조9,000억원 늘었다. 지난 1·4분기(1,000억원), 2·4분기(7,000억원)와 비교하면 증가액이 높은 수준이다. 한은 관계자는 “추석 연휴 등으로 카드사 등 여신전문기관을 중심으로 증가 규모가 확대됐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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