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우주 망원경이 이번 달에 황금 날개를 활짝 폈다.
6.5m 크기의 해바라기 꽃잎이 햇빛을 따라가는 것처럼, 미항공우주국(NASA)의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의 심장을 구성하는 18개의 육각형 거울이 고다드 우주비행센터의 휑뎅그렁한 방이 내다보이는 유리를 낀 발코니를 바라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NASA는 2018년 10월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을 지구에서 150만㎞ 떨어진 ‘라그랑주 지점’으로 발사한다. 지구와 태양의 중력이 상쇄되는 지점으로 역학적으로 매우 안정돼 있어 망원경이 태양이나 지구로 추락할 염려가 없다. 상공 610km에서 지구 궤도를 선회하는 허블우주망원경이 5차례 수리를 받아 수명을 연장하고 성능을 개선했던 것에 비해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은 거리가 멀어 수리하거나 부품을 교체할 수 없는 것이 단점이다.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 개발에는 87억 달러 예산이 들고 20년이 걸렸다. 1960년대 NASA를 이끌었던 제임스 웹 소장의 이름을 딴 망원경은 허블 망원경을 이을 차세대 주자로 주목돼 왔다. 빛을 모으는 능력이 허블 망원경보다 7배나 높은 제임스 웹 망원경은 더 멀리 더 깊이 볼 수 있게 디자인 됐다. 중앙의 거울 구경은 6.5m로 허블망원경의 2.4m보다 훨씬 크다. 이 망원경을 이용해 130억년 전 빅뱅 이후의 먼지 속에서 첫 번째 별과 은하가 어떻게 그리고 언제 생겨 났는지에 대한 미스테리를 풀 것으로 기대된다.
군대나 경찰이 야간에 볼 수 있도록 돕는 적외선 거울을 장착해, 제임스 웹 망원경은 별이나 행성이 태어나고 있는 은하수의 먼지 구름이나 가스 폭풍 속을 들여다 볼 수 있도록 해준다. 이를 통해 다른 별 주위의 행성을 연구할 수 있는 발판미 마련됐다.
NASA는 1996년 처음으로 이 같은 망원경을 5억 달러에 만들려고 계획했다. 잘못 관리돼 너무 많은 예산이 쓰이고 계획보다 늦춰지면서 NASA의 과학 예산과 여러 가지로 충돌했다. 학술지 네이처는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을 ‘천문학을 먹어버린 망원경’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한 때 미의회 소위원회는 투표로 개발 계획을 취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알뜰하게 예산을 짠다는 각오로 다시 망원경 프로젝트는 부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