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이 내년부터 불공정 거래와 관련한 조사 범위를 시세조정 등 주가조작까지 확대한다. 또 자체 디지털 분석(포렌식) 장비를 갖춰 주식 불공정 거래를 조기에 포착하는 등 자본시장 범죄 척결에 강력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을 계획이다.
2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자조단이 불공정 거래 조사 시스템 구축 등을 위해 요청한 예산안(6억3,000만원)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통과해 오는 12월2일로 예정된 본회의 의결만 남겨두게 됐다.
자조단은 이번에 확보하는 예산으로 불공정 거래 조사 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하게 되면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주가조작 사건을 직접 조사할 계획이다. 자조단은 그동안 자본시장 불공정 거래 중 미공개 정보 이용과 내부자 거래 사건만 조사하고 시세조종 등의 주가조작 사건은 금융감독원이 전담했다. 그러나 강제수사권이 없는 금감원이 주가조작 사건을 신속하게 조사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자조단 역시 관련 정보 시스템을 금감원 등 외부기관에 의존해 신속한 조사에 애로를 겪었다.
자조단의 불공정 거래 조사 시스템은 혐의자의 금융거래 정보를 분석해 부당이익 규모를 계산하고 그간의 주가조작 사건을 데이터베이스(DB)로 만들어 향후 조사에 활용할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으로 내년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가동할 것으로 금융위는 예상하고 있다. 자조단은 그동안 불공정 거래 조사 과정에서 컴퓨터나 휴대폰 등 디지털 분석이 필요할 때마다 대검찰청 포렌식센터에 지원을 요청해 최소 2주가량을 기다리고는 했지만 자체 포렌식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의 감시 시스템과 유사해 중복 ·과잉투자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3년 3월 새 정부 출범 후 등장한 자조단은 한국거래소로부터 불공정 거래가 의심되는 사건 관련 데이터를 넘겨받아 직접 조사하거나 금감원에 조사를 의뢰한다. 또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권을 갖고 있지만 증거 인멸 등이 우려되는 긴급·중대 사건의 경우 금융위 의결을 거치 않고 ‘패스트트랙’을 발동해 검찰에 사건을 이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