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키워드로 풀어본 연말 재계 경영환경 'CHAOS'

최근 네티즌 유행어 가운데 ‘혼돈의 카오스(chaos·혼돈)’라는 말이 있다. 단어의 중복을 이용해 “더할 나위 없이 혼란하다”는 의미를 강조한 언어유희다. 하지만 요즘 국내 대기업 관계자들은 이 말이 농담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무섭게 추격하는 중국, 보호무역의 벽을 쌓아올리는 미국·유럽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까지 겹치며 기업들은 극심한 카오스에 빠져버린 상황이다. 영단어 카오스의 각 글자를 통해 한국 기업들이 처한 현실을 풀어봤다.

◇C=중국(China)=중국은 완성차·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 등 각종 산업을 첨단화하기 위해 여러 관세·비관세 장벽을 강화하고 있다. LG화학·삼성SDI의 중국 진출을 제한하기 위해 배터리 산업 표준인증을 획득할 수 있는 조건을 까다롭게 바꾼 게 대표적이다.

◇H=청문회(Hearing)=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기업 총수들은 다음 달 6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한다. 검찰은 대기업이 사실상 최씨 등에게 뇌물을 줬다고 보고 기업을 압수수색 하는가 하면 핵심 경영진을 불러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A=미국발 보호무역(America first)=차기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인에게 일자리를 돌려주겠다며 애플·포드 같은 기업들이 해외 공장을 미국으로 옮기도록 요구했다.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원점 재검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등 한국 수출기업들의 도약대를 치워버릴 공약들을 실천에 옮길 태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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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경제민주화 입법(legal Obligation)=야권은 내년도 예산안과 현행 최고 22%인 법인세율 인상안을 함께 처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20대 국회에서는 파견근로 확대, 근로시간 단축을 담은 노동개혁 4법도 사실상 좌초했다. 기업들은 정치권의 이런 흐름이 실적에 더욱 충격을 준다고 주장하고 있다.

◇S=주홍글씨(Scarlet Letter)=기업들은 ‘최순실의 공범’이라는 낙인을 부담스러워한다. 기업들이 대가를 바라고 최씨가 주도한 미르·K스포츠 재단에 돈을 냈다는 의혹이 일고 있지만 기업들은 관행 차원에서 이뤄진 일이라고 해명한다. 물론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금의 진상은 앞으로 검찰·특검 수사를 통해 상세히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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