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현대차 미국서 16년만에 그랜저 철수 검토

제네시스·쏘나타 사이서 입지 축소

올 10월까지 4,000대밖에 안팔려

"제네시스에 집중하겠다는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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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16년여 만에 미국 시장에서 대형세단 ‘그랜저’를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판매가 기대에 못 미치고 있고 제네시스 브랜드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국내 출시한 6세대 신형 그랜저(IG)를 미국에서는 판매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랜저(미국명 아제라)는 국내 공장에서 100% 제작해 미국에 수출한다. 신형 그랜저를 수출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단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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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저는 지난 2000년 3세대 모델(그랜저XG)로 미국에 처음 진출했다. 자동차 왕국 미국에 한국 세단의 자존심 그랜저가 진출했다는 점에서 주목 받았다. 2001년 1만7,884대가 판매됐고 2006년에는 연간 최대 판매인 2만6,833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제네시스 G80이 미국 시장에 출시되면서 상황이 바꼈다. G80과 쏘나타 사이의 애매한 차가 됐다. 미국에서 판매 중인 그랜저HG는 올해 10월까지 총 4,134대 판매됐다. 그랜저보다 상위 모델인 제네시스 G80은 2만1,635대, 쏘나타는 17만243대씩 팔렸다. 현대차가 내년 중형 럭셔리 세단 제네시스 G70을 출시할 예정인 점도 악재다. 그랜저의 차급에 맞는 프리미엄 마케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각종 비용이 많이 투입된다. 미국 시장의 빡빡한 연비나 안전 규제를 맞추기 위한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현대차는 지금 늘어나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수요에 자원을 집중해야 할 시기다. 그랜저를 미국에서 단종시켜 양산차인 현대차와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의 구분을 명확히 하는 효과도 있다.

실제로 현대차는 최고급 세단 아슬란을 미국 시장에 판매하지 않고 있다. 현대차가 22일 출시 행사에서 그랜저의 수출 계획이나 판매 목표 등을 내놓지 않은 점도 이런 전망을 뒷받침한다. 현대차는 과거 유럽에서 유럽 전략 차종 i40를 내놓으면서 쏘나타를 단종시킨 바 있다.

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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