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이와 함께 지난달 5일 헤지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서신으로 전달한 주주제안서 내용 가운데 배당확대 부분을 제한적으로 수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기사 3면
27일 삼성에 정통한 한 재계 고위관계자는 “삼성전자가 29일 이사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며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핵심 사항인 인적분할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내용은 사내외 이사들에게도 공지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가 이사회에서 인적분할 시기와 분할비율 등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지는 않더라도 중장기적 ‘로드맵’을 제시할 것이라는 얘기다. 결국 시간문제일 뿐 삼성전자의 인적분할은 예정된 수순이라는 설명이다.
국회 다수당을 장악한 야당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인적분할시 자사주 활용 제한 △상법개정 △법인세 인상 등 경영활동을 옥죄는 법안을 대거 상정할 것으로 예상돼 삼성전자의 인적분할 작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인적분할로 이재용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을 높이게 된다. 이 부회장은 현재 삼성전자 지분 0.59%를 보유하고 있다. 이건희 회장과 특수관계인·계열사 지분 등을 합해도 18.2%에 불과하다. 외국인 지분이 50%를 넘어 언제든 경영권 분쟁에 휘말릴 수 있다. 삼성전자가 인적분할을 하면 투자회사(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뉜다. 이 부회장은 사업회사 주식을 지주회사에 내주고 이후 지주회사 신주를 받아오는 현물출자를 통해 지주사 지분율을 높일 수 있다.
삼성전자의 인적분할과 지주회사 설립 움직임은 경영권 승계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는 현대자동차·롯데·현대중공업 등 다른 기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번 이사회에서 지난달 5일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서신으로 전달한 주주제안서에 대한 입장도 내놓는다. 엘리엇은 인적분할 외에 30조원의 특수배당, 삼성전자 사업회사의 나스닥 상장, 독립적인 3명의 사외이사 선임 등을 요구했다. 배당의 경우 규모를 상향 조정한다는 입장을 밝히되 미국 증시 상장이나 사외이사 확대는 수용하기 힘들다는 답변을 내놓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