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한국경제 침몰 적신호] 돈이 안돈다...예금회전율 11년來 최저

28일 서울 명동 KEB하나은행에서 직원이 만원권 지폐를 세고 있다. /연합뉴스28일 서울 명동 KEB하나은행에서 직원이 만원권 지폐를 세고 있다. /연합뉴스






시중에 풀린 돈이 돌지 않는 이른바 ‘돈맥경화’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경기 부진으로 가계의 소비와 기업 투자가 위축된 상황에서 대내외 불확실성마저 커지면서 예금회전율이 11년7개월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지난 9월 19.6회로 집계됐다. 이는 8월(20.7회)보다 1.1회 떨어진 수준으로 2005년 2월(18.1회)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예금회전율은 월간 예금지급액을 예금의 평균잔액으로 나눈 것이다. 회전율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은행에 맡긴 예금을 인출해 사용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경기 부진과 불확실성 증대, 노후자금 부담 등의 요인 때문에 가계나 기업이 소비와 투자에 나서기보다는 자금을 은행에 넣어두고만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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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시중의 자금이 돌지 않으면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효과도 제대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 9월 통화량(M2·광의통화)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6.9% 증가한 2,383조405억원(평잔·원계열)으로 집계돼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요구불예금 잔액도 197조3,1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6% 증가하면서 200조원에 육박했다.

예금회전율뿐 아니라 통화의 유통속도, 본원통화의 통화량 창출 효과를 보여주는 통화 승수 등도 역대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다. 통화 당국이 돈을 풀어도 돌지 않는 ‘유동성 함정’에 빠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구나 4·4분기에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등의 영향으로 국내 경기가 더욱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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