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9일 3차 대국민담화를 할 것이라는 소식은 이날 오후1시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의 문자메시지로 기자들에게 알려졌다. 1시간30분 뒤인 오후2시30분에 박 대통령이 청와대 춘추관의 브리핑룸에서 3차 대국민담화를 한다는 내용이었다.
곧이어 박 대통령의 담화 형식이 청와대 관계자들에 의해 알려졌다. 질의응답 없는 담화문 발표 형식이며 그 시간 또한 짧을 것이라는 예고가 입에서 입을 통해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오후2시30분에 정확히 회견장에 나타나 사과의 뜻을 담아 카메라를 향해 고개를 깊이 숙여 인사하고는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의 불찰로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번 깊이 사죄드립니다”라며 담화문을 읽어나갔다.
박 대통령의 안색은 지난 4일의 2차 대국민담화 때보다는 다소 안정된 모습이었다. 컨디션도 다소 회복한 모습이었고 담화문을 읽는 도중 울먹이거나 목소리가 떨리는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이날 박 대통령이 입은 회색 재킷과 바지는 과거 최순실씨가 직접 챙긴 것과 동일한 스타일이었다.
박 대통령은 담화 중간 부분에서 “이번 사건에 대한 경위는 가까운 시일 안에 소상히 말하겠다”면서 이날은 이번 사건에 대한 자세한 입장은 밝히지 않을 뜻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담화문 발표가 끝나자마자 기자석에 앉은 일부 기자들로부터 “질문을 받아달라” “최씨와의 공모 관계를 인정하느냐”는 등의 외침이 터져 나왔다.
그러자 박 대통령은 “여러 가지로 오늘은 무거운 말씀을 드렸기 때문에 가까운 시일 내에 경위에 대해 소상히 말씀드리겠다”면서 “여러분들이 질문하고 싶은 것도 그때 하시면 좋겠다”고 대응한 뒤 회견장을 빠져나갔다. 기자들이 질문이 나올 것을 사전에 어느 정도 예상한 것으로 짐작된다.
배성례 청와대 홍보수석은 박 대통령이 회견을 벗어난 뒤 기자들에게 “질의에 응답하는 별도의 기자회견을 조만간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역시 박 대통령이 이번 사건 공모 여부 등을 강력히 부인함에 따라 실제로 기자회견이 열릴 경우 그 열기가 대단히 뜨거울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