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제대로 살려면 하루에 세 가지를 반성하면서 살아야 한다. 공자가 논어에서 한 말이다.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다. 그렇기 때문에 교만해지기 쉽다. 왜? 자기보다 위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의 판단과 행동은 항상 옳다고 착각하는 경향이 있다. 반성하지 않으면 교만해지고 교만해지면 방심하게 된다. 그래서 반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죽하면 “반성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라고 했을까. 또 다른 인류의 스승, 소크라테스가 한 말이다.
그런데 우리는 무엇을 반성해야 하는가. 공자가 말한 세 가지는 첫째, 나는 다른 사람을 대하는 데 충심을 다했는가. 둘째, 나는 친구를 믿음으로 대했는가. 셋째, 나는 스승으로부터 배운 것을 익히고 있는가. 충(忠), 신(信), 습(習) 이 세 가지를 매일같이 반성하라는 것이다. 이 세 가지 중 나는 세 번째 습에 대해 반성하라는 말에 뒤통수를 맞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나는 과연 그동안 배운 것을 연습하고 있었는가. 나는 철학자로서 늘 배우는 것에만 관심이 많았다. 그러면서 정작 그 지식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한 연습은 게을리했다.
일본의 촌 동네에 처녀 목수가 한 명 있었다. 24살이 되던 어느 봄날 결심을 한다. ‘내가 언제까지나 이런 촌 동네에서 허드렛일만 할 것인가. 일본 최고의 목수가 돼야겠다.’ 최고 목수가 되는 길은 딱 한 가지밖에 없다. 그렇다. 바로 최고의 목수에게서 배우는 것이다. 그날로 폐업공고를 낸다. 가재도구를 다 정리해서 보따리를 하나 만든다. 일본 도쿄에 있다는 그 최고 목수의 집을 향해서 걷는다. 몇 달을 걸었는지 모른다. 발이 다 부르튼다. 오후 느지막한 시간에 그 최고 목수의 집 앞에 도착한다.
그런데 이때 그 최고 목수가 막 집을 나서는 게 아닌가. 용기를 내서 “선생님, 저를 제자로 받아주십시오!”라고 말했다. 이렇게 보시더니 “너 안돼!”라고 하는 게 아닌가. 결국 일주일 동안 대문 옆에 꿇어앉다가 겨우 들어간다. 얼마 뒤 총각 목수가 한 명 들어온다. 쑥 들어온다. 둘이서 같이 배운다. 예상했던 대로다. 총각 목수가 훨씬 잘한다. 그런데 일년 뒤 그 총각 목수는 다 배웠다면서 쑥 나간다. 혼자 남은 처녀 목수도 그 다음해에 나가려고 했지만 스승 목수가 말린다. 결국 10년째 되는 해에 스승이 죽기 전에 말한다. “그동안 수고했다. 많이 컸다!” 이렇게 결심한 지 10년 만에 일본 최고의 목수가 된다. 최고 스승에게서 목수 수업을 제대로 받으면서 끊임없이 연습한 결과다. 총각 목수는 어떻게 됐을까. 아무도 모른다.
어떤 분야든지 그 분야에서 10년을 일하면 전문가가 된다고 한다. 그런데 생각 없이 10년이 아니라 20년, 30년을 해도 그 분야에서 최고 전문가가 되지는 않는다. 조건이 하나 있다. 머릿속으로 이 생각을 하면서 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좀 더 잘할 수 있을까?’ 이 생각을 하면서 그 일을 하면 10년 뒤, 1만 시간 뒤에 그 분야의 최고 전문가가 된다고 한다. 일본말로 ‘카이젠’이라고 한다. 성공한 전문가들의 공통된 특징 중 하나는 늘 혼자서 연습한다는 거다. 그것도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생활형편이 어려운 고등학생이 한 명 있었다. 농구에 필이 꽂혔다. 방과 후 어김없이 실내체육관을 찾는다. 오후7시 이후에는 아무도 연습하지 않기 때문에 전기를 꺼둔다. 그래서 촛불을 들고 텅 빈 코트에서 하루 1,000번씩 자유투를 연습했다. 나중에 프로에 진출해서 3점슛 전문가가 된다. 키도 단신이면서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어두운 곳에서 연습했기 때문에 장신들이 앞에서 가드를 해도 안 보고 그냥 넣는 거다. 그 자리에 가기만 하면 어떤 식으로 해야 들어갈 수 있는지 몸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90세 된 할아버지가 아침에 일어나기만 하면 어김없이 첼로를 꺼내 든다. 손자가 묻는다. “할아버지, 그 나이에 왜 첼로 연습을 계속하시나요?” 할아버지가 답한다. “얘야! 나는 오늘도 내 실력이 향상된다는 것을 느낀단다.”
머릿속으로 알고 있는 것은 소용이 없다. 실천해야 성과가 나온다.
그래서 배운 것을 끊임없이 연습하고 또 연습하라.
연세대 철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