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공기업

[경제 디딤돌 공기업]가스공사 "조선, 해운업 살리자" LNG선 발주·터미널 확충

해외에서 액화천연가스(LNG)를 실어온 선박이 파이프라인을 통해 한국가스공사 평택기지본부에 LNG를 하역하고 있다./사진=한국가스공사해외에서 액화천연가스(LNG)를 실어온 선박이 파이프라인을 통해 한국가스공사 평택기지본부에 LNG를 하역하고 있다./사진=한국가스공사






한국가스공사(036460)가 혹독한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는 국내 조선·해운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발주에 나선다. 또 글로벌 환경 규제로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항만 LNG벙커링 인프라를 구축해 국내 주요 항만을 ‘동북아 LNG 허브’로 육성할 계획이다. 위기의 순간 공기업으로서 산업계를 돕고 새로운 시장에 진출해 국가의 경쟁력도 높이겠다는 취지다.

가스공사는 29일 “내년 상반기에 통영기지와 제주 애월기지에 취항하는 LNG선 2척을 발주할 계획”이라며 “내년 2월까지 부산시 관공선 2척을 LNG선으로 시범 전환하는 사업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스공사가 LNG선 관련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이유는 글로벌 환경 규제를 준수하는 동시에 관련 산업을 육성해 새 시장을 창출하기 위해서다. 최근 국제해사기구(IMO)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는 오는 2020년부터 선박 사용 연료의 황 함유량 기준을 현행 3.5%에서 0.5%로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2020년부터 전세계 모든 바다에 다니는 선박의 연료는 기존 벙커C유보다 대기오염 물질을 덜 배출하는 LNG 등의 연료로 전환해야 한다. 이 때문에 선사들은 규제를 준수하기 위해 LNG 연료를 사용하는 선박 발주를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유럽과 미국·싱가포르 등을 중심으로 LNG 추진 선박 도입을 늘리는 추세다. 반면 우리나라는 LNG 추진선이 1척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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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공기업인 가스공사가 관공 LNG선을 발주하면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우리 조선과 해운업에 단비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민간 업체들이 LNG 선박 시장이 커지는 초기에는 건조비 부담과 인프라 부족으로 발주를 꺼릴 수 있다. 가스공사가 LNG 선박을 발주하면 시장 형성과 국내 조선·해운 업체의 부담도 덜 수 있다.

LNG 선박 시장이 커지기 위해서는 관련 인프라 확충이 필수다. 이 때문에 정부는 중장기적으로 국내 주요 항만에 벙커링(연료 주입) 서비스를 제공해 연간 4억5,000만달러의 시장을 창출할 예정이다. 이에 가스공사가 LNG벙커링 사업 확대에 중점적인 역할을 맡기로 했다. 가스공사는 지난 2012년 5월21개 민간·공기업과 함께 ‘한국 LNG 벙커링 협의체’를 출범했다. 업계와 함께 육상(항만)에서 LNG 연료 주입 서비스를 할 수 있게 관련 법 개정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또 2019년까지 통영 출하장에 LNG벙커링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LNG선 발주는 국내 해운과 조선업을 위해 국내 선사와 조선소의 참여를 우선 검토할 계획”이라며 “중국·일본과 ‘동북아 LNG허브’ 경쟁에서 앞설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전했다.

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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