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국회의 문제 해결 능력 이 정도 밖에 되지 않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등 야 3당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공조’에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 야 3당 대표들은 1일 오후 국회에서 만나 2일 본회의에서 박 대통령 탄핵안을 처리하는 문제를 논의했으나 합의가 불발돼 2일 탄핵안 처리가 무산됐다. 탄핵안 발의에 필요한 국회의원 150명에 결정권을 쥔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가 “탄핵은 발의가 아니라 가결이 목표가 돼야 한다”며 반대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앞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박 대통령의 ‘조기퇴진 로드맵’과 관련해 내년 4월 말 사퇴 및 6월 말 조기 대선일정을 만장일치 당론으로 채택했다. 야 3당이 추진 중인 탄핵안 국회통과의 캐스팅보트를 쥔 새누리당 비주류는 의원총회에서 이에 대한 여야 합의와 박 대통령의 수용 여부가 늦어도 7~8일 전까지 정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주류는 이 같은 협상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9일 본회의에서 야권의 탄핵안 처리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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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의 퇴진 방식을 놓고 물고 물리는 관계지만 핵심은 탄핵을 추진하는 야권 내부는 물론 새누리 비주류 사이에서 입장차가 분명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다르게 말하면 박 대통령의 퇴진-과도기-대선까지 국정 공백을 수습하고 책임져야 할 국회가 스스로 무능과 정치력 부재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야권 일각에서는 벌써 탄핵안이 국회에서 부결될 경우 전적인 책임은 “새누리당에 있다” “촛불 민심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며 부결을 전제로 한 명분과 퇴로 만들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박근혜 정부는 이미 식물상태다. 그럼에도 야권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진퇴를 국회에 맡긴 박 대통령의 담화에 대해 모든 것을 국회로 떠넘긴 ‘꼼수’와 ‘무서운 함정’이라며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사실상 정국을 주도하고 있는 야권이 난국 수습에 대한 ‘진정성’도 없이 정치셈법에만 골몰한다면 도대체 국민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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