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와의 회동으로 야권에 파문을 일으켰다.
추 대표는 이날 김 전 대표와 조찬회동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대한 의견을 조율했다. 추 대표 입장에서는 비박계 수장 격인 김 전 대표에게 탄핵 추진 의사를 확인하는 과정이었으나 불똥은 엉뚱한 곳에서 튀었다. 회동을 마친 추 대표가 “박 대통령의 사퇴(퇴진)가 늦어도 내년 1월 말까지 이뤄져야 한다”고 밝힌 것이 문제였다.
정치권은 곧바로 추 대표가 박 대통령 탄핵 대신 퇴진 일정 협상에 나섰다고 해석했다. 새누리당에서 박 대통령이 내년 4월 말에 물러나야 한다고 나서자 추 대표가 1월 말을 거론했다는 것이다. 국민의당과 정의당 등 두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전날 야3당이 “임기 단축과 관련한 여야 협상은 없다. 탄핵을 흔들림 없이 공동으로 추진하겠다”는 합의를 파기했다고 주장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자신도 전날 김 전 대표가 회동을 제안했지만 야권 공조를 위해 거부한 사실을 언급하며 추 대표를 향해 “사전 통보 없이 김 전 대표를 만나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재빨리 진화에 나섰다.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2일 탄핵에 들어가면 법적 사퇴시한을 (내년) 1월 말로 본다는 얘기지 퇴진 (협상)을 얘기한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 탄핵안 발의를 논의하기 위한 야3당 대표 회담에서 추 대표 역시 “2일 탄핵 가결 시 헌법재판소에서 내년 1월 정도에 결정 나기에 대통령이 즉시 퇴진을 하지 않더라도 늦어도 1월까진 강제퇴진할 수 밖에 없다는 말”이라고 해명했다.
국민의당과 정의당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지만 결국 야3당은 공조체제를 재확인하며 이날 탄핵안을 발의, 5일 표결에 합의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추 대표의 돌출행동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특히 추 대표가 이전에도 전두환 전 대통령 예방과 단독 영수회담을 모두 충분한 논의 없이 독자적으로 추진했다가 철회한 적이 있어 추 대표에 대한 불만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