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유진, 동양 적대적M&A 16개월만에 마침표

먹튀 의심 소액주주 지지 이끌어내

이사회 진입...사실상 경영권 확보

국내 레미콘 1위 업체 지위 확보



유진그룹이 사실상 ㈜동양 경영권 확보에 성공했다. 지난해 8월 유진그룹이 ㈜동양의 지분을 처음으로 5.68% 사들인 후 1년 4개월여 만이다. 유진은 동양 측의 반발에도 꾸준히 동양 지분을 매입해 30.03%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지만 이사회 내 발언권이 없어 실질적인 경영 참여가 불가능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 3월 동양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진입을 시도했지만 소액주주들로부터 ‘먹튀’ 의심을 받아 좌절된 바 있다.

하지만 유진은 동양을 계열회사로 편입시킨 상태에서 내년도 경영계획 수립을 위해 연내 동양 이사회 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재시도 끝에 결국 동양 인수를 마무리 지었다. ㈜동양은 시멘트와 동양매직의 매각으로 4,000억원 안팎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해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노출돼왔다.


2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동양 임시주주총회에서는 유진기업(023410)이 제안한 ‘이사의 수를 10명 이내에서 13명으로 증원하는 안건’이 가결됐다. 이날 주주총회에는 위임을 포함해 지분 65.1%(1억3,691만주)에 해당하는 주식을 보유한 주주가 참석해 유진 안건은 1억592만주(77.3%)의 찬성으로 의결 조건인 출석 주식 수의 3분의2를 확보했다. 아울러 유창수 유진투자증권(001200) 대표와 정진학 유진기업 사장, 이동명 법무법인 처음 대표변호사 등 유진 측 인사 3명의 동양 이사회 이사 선임 안건도 통과됐다.

관련기사



올해 2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마친 동양의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자 그동안 유진의 경영 참여를 반대했던 소액주주들이 유진 쪽으로 돌아선 게 결정적이었다. 이날 임시주총 현장에서도 소액주주들은 법정관리를 졸업하고도 영업이익이 기대치에 못 미친다는 점에서 동양 경영진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를 의식해 임시주총 의장을 맡은 김용건 동양 대표이사는 “기대 이하의 실적은 법정관리 후유증으로 내년도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2배 이상 확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지만 주주들을 돌아서게 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올 들어 3·4분기까지 동양의 누적 영업이익은 99억7,500만원, 당기순이익은 236억7,5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1.6%, 95.7% 하락했다.

유진그룹은 동양 인수를 통해 압도적인 국내 레미콘 1위 업체의 지위를 지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진은 레미콘 부문의 경우 수도권을 중심으로 호남·충청 지역을 기반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반면 ㈜동양은 강원도와 영남, 제주도 등지에 공장이 있다. 즉 유진의 동양 인수로 전국 단위 생산 네트워크를 구축한 국내의 유일한 레미콘 회사가 되는 셈이다. 이날 정진학 유진기업 사장은 “전국 차원의 네크워크를 구축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레미콘 분야뿐만 아니라 시멘트·건설소재 부문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송종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