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점심시간없이 주 70시간 일하는 '택배기사의 눈물'

연말이면 몰리는 택배로 쉴틈없이 근무하는 택배 기사들/연합뉴스연말이면 몰리는 택배로 쉴틈없이 근무하는 택배 기사들/연합뉴스


“택배 왔습니다” 그 어떤 말보다 가장 설레는 말을 건네는 택배기사들, 정작 ‘점심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주 70시간 이상 일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특수고용형태 택배 노동자의 현실과 노동기본권 찾기 국회토론회’가 열린 가운데 ‘CJ대한통운 택배기사 권리찾기 전국모임’(이하 택배모임)은 이와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택배모임 측이 지난달 20일부터 열흘 동안 전국 CJ대한통운 택배 기사 3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약 75%가 주 70시간 이상 근무한다고 나타났다. 이어 주 90시간 일하는 택배 기사도 전체의 17.6%에 달했다. 조사 대상 택배 기사들의 주 평균 근무 시간은 76.88시간으로, 근로기준법 기준인 주 40시간의 2배에 가까이 일했다. 택배모임 측은 근무 시간이 길어지는 이유에 대해 “터미널 택배 하차 시간이 늦어지고, 배송 출발 소요 시간도 그만큼 늦어지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조사에 응답한 택배 기사의 평균 퇴근 시간은 오후 8시 48분이었으며 이들은 늦어도 오전 7시에 출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택배 기사들의 휴식 환경도 열악했다. 응답 택배 기사의 47.5%는 ‘점심을 별도로 먹지 못한다’고 답했다. 또한 별도의 휴게 시간을 받지도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97.3%는‘식사 시간을 제외한 휴게 시간’ 문항에 ‘없다’고 답했다. 고작 2.7%만이 1시간 휴게 시간이 주어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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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 택배 기사의 평균 수면시간은 5시간 28분으로,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의 한국인 하루 평균 7시 41분보다도 2시간 13분 적다.

고된 노동과 배송 중 각종 사고 위험을 안고 있는 택배 기사들의 사회 보험 가입률도 저조했다. 응답 택배 기사 중 약 11%만이 산재보험에 가입했다고 답했다.

응답 택배 기사의 올해 10월 평균 실수령 월급은 329만 4,500원이었다. 이날 토론회 발제를 맡은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원은 “다수 특수고용 직종은 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노동법의 보호에서 배제돼 있어 사회적 보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가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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