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이번엔 '이탈렉시트' 덮치나

이탈리아 개헌 부결에 렌치 총리 사퇴

유로화 급락...글로벌경제 충격 불가피

4일(현지시간) 이탈리아에서 실시된 개헌 국민투표가 예상보다 큰 차이로 부결되면서 마테오 렌치 총리가 이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했다. 국민투표 부결을 주도한 포퓰리즘·반유럽연합(EU) 성향 세력의 정치적 영향력 확대가 예상되면서 세계 경제에는 ‘이탈렉시트(이탈리아의 EU 탈퇴, Italexit)’ 리스크가 부상하고 있다.

이탈리아 내무부는 5일 국민투표 개표결과 개헌 반대가 59.95%로 찬성 40.05%를 앞섰다고 밝혔다. 렌치 총리는 이에 대해 “전면적인 책임을 지겠다”며 “내 경력은 여기서 끝난다”고 사퇴를 선언했다.

이로써 지난 2014년 2월 이탈리아 역사상 최연소 총리에 올랐던 렌치는 2년9개월 만에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연초까지만 해도 여론조사에서 상원의원의 수를 줄이고 정부 권한을 키워 정치적 안정을 이루겠다는 렌치 총리의 개헌안에 대한 지지율은 60%를 넘었다. 하지만 렌치 총리가 자신의 진퇴 문제와 개헌안 통과를 연결하는 자충수를 두고 포퓰리즘 성향의 제1야당 오성운동과 극우정당 북부리그(NL)가 정권심판 공세를 펴면서 국민 여론이 급격히 반대편으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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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내년에 치러질 조기 총선에서 오성운동과 북부리그가 국민투표의 여세를 몰아 약진할 경우 이탈리아에서는 영국에 이어 EU 탈퇴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외환시장에서 유로화 가치는 5일 장중 유로당 1.0505달러를 기록해 2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탈리아 정치위기가 은행권의 자본확충 일정을 지연시키고 이탈렉시트 분위기가 거세질 것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유로화 매도에 나선 영향으로 분석된다.

연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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