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퍼시스그룹의'100% 국내생산' 이유있는 고집

"우리마저 中 외주 생산땐 국내 가구산업 기반 무너져"

강성문 일룸 대표이사강성문 일룸 대표이사




르네상스를 맞은 국내 가구산업의 고질적 병폐로 꼽히는 것이 가구생산의 외주화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가구산업 종사자들은 시중에 유통되는 가구의 대부분이 중국이나 베트남 등에서 완제품 형태로 들여와 브랜드 라벨만 붙이는 것들이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국내 3위의 가구업체인 퍼시스그룹은 침대 매트리스를 제외한 모든 가구를 100% 국내 공장에서 생산한다. 여기엔 창업주인 손동창 회장의 고집이 반영돼 있다.

강성문(사진) 일룸 대표는 5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과거 가구생산을 중국에 위탁하는 붐이 일었던 적이 있는데 그때 중국 생산시설을 돌아보고 온 창업주가 우리만큼은 해외로 나가지 말자고 결정했다”며 “우리마저 나가면 국내 가구산업의 토대가 무너질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창업주의 이 같은 고집이 반영되면서 퍼시스그룹은 국내 생산역량을 계속해서 늘려왔다. 사무용 가구인 퍼시스와 가정용 가구 일룸, 의자 전문 시디즈 등 3개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퍼시스그룹의 생산공장은 총 4곳. 충주 1~2공장에서는 목재가구와 도장가구를 생산하며 안성공장과 평택공장에서는 각각 철재가구와 의자를 만든다. 지난 2013년 2,955억원 수준이던 생산능력은 지난해 말 현재 3,512억원으로 늘었다. 늘어난 가구수요를 외주화로 대응하는 경쟁 가구사들과는 상반된 행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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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생산의 외주화는 여러 문제를 내포한다. 첫 손에 꼽히는 것이 산업 경쟁력의 부재다. 직접생산을 하지 않다 보니 밀라노, 상하이 등에서 열리는 국제가구박람회에는 참가조차 하지 못하고 수출은 언감생심이다.

강 대표는 “계열사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퍼시스그룹 전체 인원 중 디자인 인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30~40%에 달하는데 디자이너에게 상품개발자(MD) 역할을 요구하는 다른 가구사들과 다른 점”이라며 “수출과 관련해서는 물류비가 덜 드는 의자(시디즈)를 중심으로 매출을 늘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생산은 외주업체에 맡겨두고 리모델링이나 생활소품 등 인접시장에 기웃거리는 현상은 생산시설 외주화의 또 다른 그늘이다. 리모델링 시공이나 생활소품 생산 등도 외주화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기업의 책무인 고용의 측면에서도 사회적 기여도가 낮다. 반면 퍼시스는 오로지 가구만 취급하고 △정찰제 △리퍼브 가구 미취급 △100% 대리점 판매정책 등 다른 가구사들에서 볼 수 없는 경영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강 대표는 “우리는 가격이 아닌 가구의 품질로 승부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며 “앞으로도 가구 만들기에만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해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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