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전경련 해체여론 급물살에 임직원 "우리를 전부 범죄자 취급"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경련 해체여론이 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탈퇴’ 발언을 계기로 급물살을 탔다. 국내 최대의 민간종합경제단체가 창립 55년 만에 존폐 위기에 몰린 가운데 임직원들은 ‘올 것이 왔다’면서도 범죄자 취급하는 것 같아 불편하다고 전했다.


이 부회장은 6일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전경련)해체를 논할 자격은 없지만 탈퇴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 부회장은 ‘전경련 기부금을 중지하겠다고 약속하라’는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의 추궁에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청문회를 지켜보던 전경련 임직원들은 “결국 이렇게 될 줄 알고 있었다”면서도 청문회에서 ‘탈퇴 압박’이 이뤄졌다는 사실에 대해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임직원은 “큰 동요는 없었다. (해당 사건과 관련해서는) 이야기를 잘 나누지 않는다”며 대체로 담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총수들에게 전경련 탈퇴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이 사실상 강압적으로 이뤄졌다”며 “임직원 전부를 ‘범죄자 취급’하는 것 같아 불편했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또 다른 임직원도 “전경련 해체 의사를 저런 식으로 물을 줄은 몰랐다”며 예상치 못한 방식이었다고 했다.

이날 이 부회장을 포함해 총 네 명의 총수가 전경련 탈퇴 의사를 밝혔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탈퇴할)의사는 있다”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전경련 탈퇴 의사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예”라고 답했다.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재벌 총수 중 6명이 ‘전경련 해체’에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재벌 총수 중 6명이 ‘전경련 해체’에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전경련 해체에 대해서는 총 6명의 총수가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총수들에게 “전경련 해체를 반대하면 손을 들어 달라”고 거듭 요구하자 허창수·정몽구·구본무·신동빈·김승연·조양호 회장 등 6명이 손을 들었다. 구본무 회장은 “전경련은 헤리티지재단처럼 운영하고 친목단체로 남아야 한다”며 민간 싱크탱크로의 전환 가능성을 내비쳤다. 전경련 회장직을 맡고 있는 허창수 회장은 “전경련을 해체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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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심상정 대표 등 의원단과 당원들이 6일 오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전경련 해체, 정경유착 척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정의당 심상정 대표 등 의원단과 당원들이 6일 오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전경련 해체, 정경유착 척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전경련은 삼성그룹 창업주이자 이 부회장의 조부인 고(故) 이병철 회장이 주도해 1961년 출범한 단체로 회원사 600여곳에 회비만 연 400억원에 달하는 국내 최대 민간종합경제단체다. 5대 그룹인 삼성·현대차·SK·LG·롯데그룹이 이 가운데 절반인 200억원 정도를 납부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삼성그룹의 출연금이 가장 많다. 연 100억원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전경련 측은 이날 총수들의 발언이 해체가 아니라 싱크탱크 등으로의 역할 변화를 요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전경련이 해체는 피하더라도 투명경영과 역할 전환 등을 통해 지위 약화 및 조직개편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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