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채권

가치투자·헤지펀드 결합...신영증권 승부수 먹힐까

팔색조 전략 헤지펀드+가치주

내달초 1호 펀드 선보일 계획

'버핏식 성장형 가치투자' 컨셉

한·중·일 성장 가치주에 베팅

내년 글로벌 헤지펀드 등도 출시

김대일 신영증권 본부장김대일 신영증권 본부장


금융투자업계 ‘가치투자의 아이콘’인 신영이 헤지펀드를 운용할 수 있을까. 김대일(사진) 신영증권 에셋얼로케이션(AA) 본부장이 헤지펀드 출시를 준비하면서 떠안은 화두다. 절대 수익을 추구하기 위해 롱쇼트 등 다양한 전략을 팔색조처럼 구사하는 헤지펀드와 단기 수익률에 연연하지 않는 가치투자는 언뜻 어울리지 않는 개념이어서다.

29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김 본부장은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그는 가치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의 모델에 주목했다. “버크셔해서웨이의 수익률은 굴곡이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결국 절대 수익으로 수렴한다”는 설명이다.

고민의 결과물은 다음달 초 출시될 신영증권의 1호 헤지펀드다. 신영증권의 ‘신영아시아성장가치전문사모펀드’ 1호는 한국·중국·일본 3개국의 성장 가치주에 집중 투자한다. 김 본부장은 “계열사인 신영자산운용과 같은 가치투자 철학을 공유하지만 우리는 해당 가치주의 성장 전망에 초점을 맞춰 투자한다는 점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이를 ‘워런 버핏식 성장형 가치투자’로 정의했다. 신영증권은 신탁, 랩어카운트 운용(10월 말 기준 총 2조2,185억원 규모)을 통해 가치투자 경험을 쌓아온 바 있다. 이 중 ‘가치투자랩’의 수익률은 2006년 출시 이후 현재까지 500%를 넘는다. 가치투자 전략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았다. 버크셔해서웨이와 비슷한 색깔을 갖고 있는 미국 운용사 ‘루안, 커니프&골드파브’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온 것도 이 때문이다. 원국희 신영증권 회장이 과거 고(故) 윌리엄 루안커니프 회장과 수차례 직접 만났을 정도로 두 회사의 투자 철학은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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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본부장은 신영증권의 헤지펀드 운용원칙으로 ‘4R’를 제시했다. 뛰어난 경영진(Right people)이 장래성 좋은 환경(Right country)에서 운영하는 훌륭한 사업모델(Right business)에 좋은 가격(Right price)으로 투자한다는 내용이다.

투자 대상 산업의 구조적 변화와 트렌드에 맞춰 종목을 고른다는 특징도 있다. 일시적인 유행이 아닌 산업 구조·패러다임의 변화 속에서 성장 전망이 좋은 기업에 투자한다는 얘기다. 그는 “이렇게 투자하려면 기존 데이터, 애널리스트 보고서만 봐선 어렵다”며 “AA 본부 내 13명의 운용인력이 직접 3개국 기업들을 탐방해 종목을 발굴한다”고 덧붙였다.

신영증권의 사모펀드 시장 진출은 증권사로서는 네 번째다. 신영증권은 1호 헤지펀드에 이어 내년 초까지 글로벌 주식에 투자하는 롱쇼트 헤지펀드, 미국 또는 영국의 해외 운용사와 공동 운용하는 글로벌 헤지펀드도 잇따라 선보일 예정이다.

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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