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한미약품, 얀센에 기술수출한 비만신약 임상 보류

한미약품(128940)이 지난해 1조원 규모로 글로벌 제약사 얀센에 기술수출한 당뇨·비만 바이오신약의 임상 1상이 ‘보류’ 됐다. 한미약품은 베링거인겔하임과의 지난 9월 기술수출 해지에 이어 사노피에 수출한 당뇨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임상 3상 돌입 연기 등 잇따른 악재에 곤욕스러워 하는 모습이다.

7일 신약개발 현황을 알려주는 웹사이트 ‘클리니컬트라이얼(Clinicaltrials.gov)’에 따르면 얀센 측은 지난달 30일 ‘JNJ-64565111’의 임상시험 환자 모집을 중단했다. JNJ-64565111은 한미약품이 지난해 얀센에 기술수출한 당뇨·비만 바이오 신약 ‘HM12525A’의 다른 명칭이다.


얀센 측은 지난 7월부터 HM12525A의 안전성 시험을 위해 건강한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었으며 임상 환자 모집 중단 이유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11월 HM12525A을 계약금 1억500만 달러와 마일스톤(단계별 수출료)까지 합쳐 최대 9억1,500만 달러 규모로 기술수출한 바 있지만 이번 임상 차질로 추후 마일스톤 수령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무엇보다 HM12525A가 약물의 효과를 연장하는 ‘랩스커버리’ 기술이 적용됐다는 점에서 지난해 11월 사노피에 최대 39억유로 규모로 기술수출한 에페글레나타이드에 미칠 영향에도 업계에서는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에페글레나타이드 또한 랩스커버리 기술이 적용돼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우려 탓에 한미약품 주가는 이날 하루 10%가량 폭락하는 등 기술수출 해지에 대한 우려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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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측은 임상 보류의 이유가 아직 알려지지 않은 만큼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임상 ‘중단(Terminated)’이 아닌 ‘보류(Suspended)’이기 때문에 향후 임상 재개가 가능하다”며 “현재 임상중단 이유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제약업계 일각에서는 임상 도중 환자 모집 어려움 등을 이유로 임상 기간이 길어지거나 보류되는 일은 흔한 사례이기 때문에 이번 건이 기술수출 해지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약사의 한 선임연구원은 “임상을 진행하다 보면 생각지 않은 효과가 나타나거나 초기 준비가 미흡해 임상을 중지했다 재개하는 일이 흔하게 나타난다”며 “기술적 문제점이 발견될 경우 임상을 ‘중단’하지 ‘보류’하는 사례는 흔하지 않다는 점에서 조금 더 차분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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