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간접투자

[부동산시장 뒤집어보기]보수적인 운용에 돈 굴리기 쉽지 않은 ‘주택도시기금’

올해 전체 1조 목표중 2,000억원 소진

경험 부족 문제 해결 위해서는...투자 가이드라인 명확히 하고 블라인드펀드 등을 통해 외부 전문가 활용해야

하늘에서 내려다 본 지스퀘어 /사진=서울경제DB하늘에서 내려다 본 지스퀘어 /사진=서울경제DB




#올해부터 국내 부동산에 대한 대체투자를 시작한 ‘주택도시기금(옛 국민주택기금)’은 올 중순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소유하고 있는 홈플러스 유동화 물건에 대한 투자를 검토한 바 있다. 하지만 결국 투자를 집행하지는 않았다. 통상적으로 주택도시기금의 부동산 투자는 전담 자문사(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증권)의 투자 제안, 국토교통부 내부 결정, 투자심의위원회 등의 세 단계를 거치는데 흠플러스의 경우 국토부 내부에서 투자를 포기했다. MBK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는 투자는 지양하려고 한다”며 “사모펀드인 MBK와 관련해 부정적인 여론이 많아 투자를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7일 부동산금융 업계와 국토부 등에 따르면 주택도시기금이 올해 투자 대상으로 검토한 물건은 센터포인트, 지스퀘어, 홈플러스 등 10여건이다. 하지만 이중 실제 투자를 한 부동산은 경기도 안양시 평촌에 위치한 지스퀘어(1,500억원),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센터포인트(500억원) 단 두 건에 그쳤다. 부동산 대체투자 목표 금액으로 정한 1조원 중 실제 투자가 집행된 금액은 전체의 20%인 2,000억원에 불과한 것이다. 현재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 투자하기 위해 소유자인 브룩필드 측과 협의를 하고 있지만 이 또한 만만치 않아 보인다. 국토부 관계자는 “수익률을 떠나 IFC와 관련된 말들이 많아 투자 결정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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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투자 확대가 만만치 않아 보인다. 주택도시기금이 보수적인 운용 기조를 바꾸기가 쉽지 않은 가운데 우량 자산에 대한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외 투자에 나서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애초 국토부는 향후 해외 투자가 가능하도록 관련 규정 변경을 고려했으나 내부적으로 지금 당장은 어렵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으며, 내년에는 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과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파 등으로 해외 투자 환경도 녹록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경쟁은 심화되고 투자 환경은 어려워지는 상황 속에서 주택도시기금이 안정적으로 투자 금액을 늘려가기 위해서는 투자 기준을 명확히 하고 외부 전문가를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경돈 세빌스코리아 대표는 “아무래도 부동산 대체투자 원년이다 보니 경험 부족으로 인해 투자를 늘리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내부적으로 투자 가이드라인을 명확히 하고 블라인드 펀드를 통해 외부 전문가 툴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블라인드 펀드 운용사도 여러 곳을 뽑아 경쟁을 시킨다면 보다 효율적으로 투자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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