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권오준 포스코 회장 "할 일 남았다"...연임 도전 공식화

정기 이사회서 도전 의지 밝혀

내년도 경영 계획안도 승인

철강재가격 인상 등 수익성 ↑

올해보다 공격경영 가능성 커





권오준(사진) 포스코 회장이 연임 도전 의사를 공식화했다. 권 회장은 9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정기 이사회에서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포스코 고유 기술을 상업화해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할 일이 많이 있다”면서 연임 의사를 밝혔다.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권 회장은 취임 이후 철강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고강도 구조조정을 벌여왔다. 오는 2017년까지 목표로 삼은 149건 가운데 지난 3·4분기 기준으로 총 98건을 완료했다. 권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면 3년을 더 일할 수 있다.

권 회장이 이날 연임 의사를 밝힘에 따라 사외이사 6명으로 구성된 최고경영자(CEO) 후보추천위원회는 권 회장의 그간 경영 실적 등을 토대로 한 심사에 착수했다. 포스코 사외이사는 이사회 의장인 이명우 동원산업 사장을 비롯해 김일섭 서울과학종합대 총장,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 고문, 박병원 경영자총협회 회장, 신재철 전 LG CNS 사장, 선우영 법무법인 세아 대표변호사 등 6명이다.

CEO 후보추천위원회는 내년 1월 초까지 권 회장의 연임 여부를 심사하고 이후 이사회를 열어 최종 후보로 확정, 3월 주주총회를 통해 CEO로 확정할 예정이다. 만약 CEO 후보추천위원회가 권 회장 연임 불가 판단을 내리면 회장 선임은 원점으로 돌아가게 된다.


CEO 후보추천위원회는 권 회장의 경영 실적을 우선 심사하고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권 회장이 광고계열사 포레카 지분매각 과정에 개입했다는 세간의 의혹들에 대해서도 들여다볼 것으로 예상된다. 권 회장은 이 부분에 대해 “숨길 게 없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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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는 최근 국정 마비 상황과 맞물려 오히려 포스코가 외풍으로부터 자유로운 상태에서 회장 선임 절차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 포스코 회장 선임에 청와대 의중이 상당 부분 개입된 것이 사실이지만 이번에는 국회의 대통령 탄핵 결의로 청와대가 ‘진공 상태’가 된 만큼 외풍 없이 CEO가 선임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포스코는 이날 정기 이사회에서 내년도 경영계획안도 확정했다. 포스코는 공급 과잉과 수요 부진에 신음하던 전 세계 철강 시황이 최악의 시기는 지난다고 판단, 내년에는 이른바 ‘자린고비식 경영’에서 벗어나 보다 공격적인 전략에 나서기로 했다. 포스코 핵심 관계자는 “철강 시황이 바닥을 지났고 공급 과잉을 유발하던 중국을 중심으로 철강제품 가격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원재료 가격도 오르고 있어 수익성이 올해 수준 혹은 소폭 개선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보다는 덜 보수적인 경영계획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가 이런 판단을 한 것은 기본적으로 글로벌 철강재 가격이 꿈틀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우한강철과 합병이 결정된 중국 2위 철강사인 바오산강철은 이달 열연과 냉연강판(자동차용) 출고가격을 각각 톤당 300위안, 260위안 인상했다. 중국 대형 철강사들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철강재 가격 인상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 철강업체들이 저가 출혈경쟁을 견디지 못하고 속속 합병되고 생산설비를 줄이는 등 구조조정 과정을 거쳤고 이는 가격 인상 효과를 일으켰다”고 평가했다. 구조조정과 함께 쇳물의 원재료가 되는 유연탄과 철광석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가격 인상 효과가 있을 수 있고 하반기부터는 미국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 등 세계 경기가 정치적인 이슈로 일부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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