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7차 촛불집회]청소년들 '탄핵 가결은 시작일 뿐"..."우리에게도 참정권을"

'하야 버스'타고 전국에서 상경

청소년을 위한 10개 의제 상정

탄핵 후 정국에 대한 진지한 토론 이어져

10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옆에서 ‘제5차 청소년 시국대회’가 열렸다./이종호기자10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옆에서 ‘제5차 청소년 시국대회’가 열렸다./이종호기자


“탄핵이 끝이 아니다” “하루 빨리 정국이 수습됐으면 좋겠다”


7차 촛불 집회가 예정된 10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보신각 주변에 전국 각지에서 모인 청소년 150여명이 모여 ‘제5차 청소년 시국대회’를 개최했다. ‘박근혜를 구속하라! 조기 대선 청소년 10대 의제 운동 선포’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시국대회에 참여한 청소년들은 탄핵 가결 후 펼쳐질 정국에 대한 의견을 토론과 자유발언을 통해 가감없이 쏟아냈다. 집회에 참여한 청소년들은 사전에 단체로 참여 의사를 밝히고 ‘하야 배지’를 판매해 생긴 수익금과 청소년이 자발적으로 낸 버스 요금을 합해 ‘하야 버스’를 빌려 집회에 참여했다.

10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옆에서 ‘제5차 청소년 시국대회’가 열렸다./이종호기자10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옆에서 ‘제5차 청소년 시국대회’가 열렸다./이종호기자


1차에서 5차로 시국대회가 계속되면서 청소년들이 주장하는 지점도 조금씩 변했다. 초기에는 대통령의 퇴진과 관련 인물들의 수사를 촉구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면 탄핵 가결이 이뤄진 5차 시국대회에서는 탄핵 이후 정국에 대한 자신들의 시각을 내놓는 한편 청소년 참정권 문제까지 확장하는 양상이다.


이날 시국대회를 개최한 ‘박근혜 하야 전국 청소년 비상행동’ 측은 “탄핵이 가결되고, 청소년들이 이에 대해 어떤 물음을 던질 수 있을지 고민했다”며 “지난 6번의 촛불 집회를 계기로 정치가 직간접적으로 청소년에게 미치는 바가 크다는 것을 알고 조기 대선에서 청소년에게 참정권이 주어질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에 의제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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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옆에서 열린 ‘제5차 청소년 시국대회’에서 참여 청소년들이 주제 토론을 벌이고 있다. /김영준인턴기자10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옆에서 열린 ‘제5차 청소년 시국대회’에서 참여 청소년들이 주제 토론을 벌이고 있다. /김영준인턴기자


‘230만 촛불의 힘으로 박근혜 탄핵안 가결! 청소년이 바라는 사회를 만들 때까지 행동할 것이다’는 선언문 낭독과 함께 시작된 시국대회는 이후 사전에 선택된 탄핵 이후 정국에서 청소년들이 얘기할 수 있는 네 가지 주제로 나뉘어 자유발언과 토론을 진행했다. ‘탄핵 이후 정국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라는 토론에 참가한 예비 고등학교 3학년 김인경(18)양은 “탄핵 이후 국정을 이끌게 될 국무총리에 대해서 야권이 신뢰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사건의 직접 당사자인 대통령이 탄핵된 상황에서 국회가 행정부 전체에 대해 불신을 가지면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10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옆에서 열린 ‘제5차 청소년 시국대회’에서 한 학생이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의 발언을 풍자하는 문구를 옷에 붙인 상태로 시국대회에 참여하고 있다. /이종호기자10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옆에서 열린 ‘제5차 청소년 시국대회’에서 한 학생이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의 발언을 풍자하는 문구를 옷에 붙인 상태로 시국대회에 참여하고 있다. /이종호기자


‘청소년 조기 대선, 필요한가?’라는 주제 토론에 참가한 이민준(17)군은 “항상 정치나 정부가 하는 일을 보고 있으면, 피해자는 힘없는 우리 청소년들인 것 같다”며 “대통령 선거나 굵직굵직한 선거가 아니더라도 우리 교육 환경에 직접적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교육감 선거에서만이라도 청소년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영하의 추운 날씨 속에서 진행된 청소년들의 거리 토론을 어른들은 안타까움과 대견함의 시선으로 바라봤다. 경기도 성남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는 최영민(35)씨는 “어리다고만 느꼈던 청소년들이 어른들도 생각지 못하는 주제로 토론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며 “다른 것은 몰라도 교육 제도를 결정하는 부분에서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야 다신 정유라 같은 ‘특혜’를 받는 학생들이 탄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호기자 김영준인턴기자 phillies@sedaily.com

이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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