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택 한국노동연구원 부원장은 12일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과 한국노동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9개 국책연구기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노동시장 전략회의’에서 “한국은행의 내년 성장률 전망(상반기 2.5%, 하반기 3.0%)에 근거할 때 2017년 취업자 증가 폭은 30만명을 밑도는 28만4,000명으로 올해보다 소폭 둔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원장은 이어 “내년 상반기까지 조선업을 비롯한 제조업 구조조정 등으로 인한 경기하강 압력이 지속하면서 경제와 고용 모두 상저하고의 양상을 띨 것”이라며 “청년층 대상의 적극적 노동시장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내년 상반기에 일자리 예산을 집중적으로 투입하고, 제조업 구조조정에 따른 노동시장 대응수단을 충분히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노동시장 전략회의는 노동시장 환경변화를 진단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고용부와 국책연구기관 간 정례협의체다. 지난 2월 1차 회의를 시작으로 12월 현재까지 총 4차례 개최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제4차 산업혁명과 미래 일자리’라는 화두를 던졌다. KDI는 “제4차 산업혁명은 이미 미래가 아닌 현재로 다가왔으며, 각 나라는 승자독식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무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며 “미국, 독일 등 주요 선진국은 자국의 전통적인 강점을 기반으로 다른 분야로 확장·융합시켜나가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만큼, 우리도 치밀한 분석과 전략으로 미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기권 고용부 장관은 “저성장 기조의 지속, 주요업종 구조조정의 본격화, 세계적인 보호무역 기조의 확대 등 대내외적 하방 요인으로 인해 내년 노동시장과 일자리 사정이 그리 밝지 않다”며 “양보와 타협을 통한 변화와 개혁의 물꼬를 틔워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4차 산업혁명에 얼마나 선제적으로 잘 대비하는가에 따라 미래 일자리 창출 지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선업종의 실업대란이 본격화하면서 취업자가 3만명 가까이 줄었다. 전체 취업자 증가폭은 6년 2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보였다.
한편 이날 고용부가 발표한 11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상시근로자 고용보험 피보험자(취업자) 수는 1,268만 6,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8만 3,000명(2.3%) 증가했다. 이는 2010년 9월(27만3,000명) 이후 6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증가폭이다. 제조업 취업자는 357만7,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00명 늘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0월(-8,000명) 이후 7년 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증가 폭이다.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조선업을 포함하는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 취업자는 18만1,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만8,000명이나 줄었다. /세종=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