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숨죽이던 개헌파 총집결, 손 文 겨냥 "개헌반대는 기득권세력"

손학규·김종인·국민의당 등"촛불민심을 개헌으로" 주장

손학규 "87년체제로 대선 치르자는 자는 기득권세력"

문재인, 박원순, 이재명 대선 전 개헌 반대로 동력은 미지수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싱크탱크 ‘국민성장 정책공간’의 대한민국 바로 세우기 제1차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싱크탱크 ‘국민성장 정책공간’의 대한민국 바로 세우기 제1차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숨죽이던 야권 개헌론자들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활발해지고 있다. 대표적인 개헌론자인 손학규 전 민주당 상임고문이 개헌 행보를 가속화하면서다. 13일 오후 서울 용산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동아시아미래재단 창립 10주년 기념식에 손 전 고문을 비롯해 정치권의 개헌론자들이 총 집결해 개헌 불씨 살리기에 안간힘을 썼다.

손 전 고문은 이날 행사에서 기념사를 통해 “‘제2의 박근혜가 나와도 좋다, 나만 대통령이 되면 된다’는 게 호헌세력의 진면목”이라며 “기득권과 맞서는 개혁세력이 한국 정치의 신주류가 될 수 있도록 한국 정치의 새 판을 짜겠다. 7공화국을 열어야 한다”고 밝혔다. 손 전 고문은 개헌에 반대하는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를 겨냥해 “야당의 지도부는 시간이 없다고, 심지어 개헌론에 불순한 의도가 숨어 있다고 공격한다”면서 “좀 더 솔직히, 개헌론에 불이 붙으면 대권의 길이 멀어지니까 하는 말 아니냐”며 개헌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김종인 전 민주당 비대위원장도 “시간이 없다는 (민주당 지도부의 말을) 납득하기 어렵다”며 “시민들의 열기를 수용해 우리 정치권이 무엇을 고쳐야만 나라의 미래가 보장될 수 있는가에 대해 냉정히 생각할 때”라며 손 전 고문에게 힘을 실어줬다.

손학규 전 민주당 상임고문이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동아시아미래재단 창립 1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손학규 전 민주당 상임고문이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동아시아미래재단 창립 1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동아시아미래재단 창립 10주년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손학규 전 민주당 상임고문의 기조연설을 경청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김동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안철수 전 공동대표, 박지원 원내대표, 새누리당 정진석 전 원내대표. /연합뉴스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동아시아미래재단 창립 10주년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손학규 전 민주당 상임고문의 기조연설을 경청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김동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안철수 전 공동대표, 박지원 원내대표, 새누리당 정진석 전 원내대표. /연합뉴스



야권에서 적극적으로 개헌 추진 목소리를 내고 있는 개헌파들은 민주당 내 김종인·손학규계와 비주류 등 20여명과 국민의당 호남권 의원 정도다. 이날 손 전 고문의 행사에도 양승조 민주당 의원 등 손학규계가 대거 참여하는 등 40여 명의 의원이 개헌론 대열에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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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야권의 대선 지지도 1위를 달리고 있는 문 전 대표를 포함해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성남시장과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등 이른바 야권의 주요 잠룡은 대선전 개헌에 부정적인 입장이 강해 개헌 추진 동력이 커질지는 미지수다. 야권의 개헌파들이 여당의 개헌파와 손을 잡을 수 있지만 개헌을 추진하는 뚜렷한 대선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구심점을 만들기 어렵기 때문이다. 손 전 고문, 김 전 위원장, 국민의당 등이 여론의 설득을 구할 만큼의 여론 기반을 확보하지 못한데다 비박계와의 연대에 대해 야권 지지층이 곱지 않은 시각을 보내고 있다는 것도 걸림돌이다. 실제 안 전 대표는 이날 축사를 통해 “이번에 분출된 촛불 혁명의 요구는 낡은 장애물을 부수고 큰길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라면서도 개헌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앞서 안 전 대표는 최근 탄핵 의결 과정에서 새누리당 비주류와 연대하는 모양새를 취해 역풍에 시달린 것을 의식한 듯 “개헌은 대선 후에 추진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박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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