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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없었다면 음악 못해" "아내가 최고 보컬"...미소도 닮은 재즈커플

■ 재즈계 잉꼬 부부 임경은 보컬리스트 김호철 베이시스트

"도화지안에 그릴 게 많은 것이 재즈만이 가진 특별한 매력"

"목소리 톤·창법은 둘째 문제...이야기하듯 노래하는게 중요"

재즈계 잉꼬 부부인 임경은(오른쪽)재즈보컬리스트와 김호철 베이시스트가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권욱기자재즈계 잉꼬 부부인 임경은(오른쪽)재즈보컬리스트와 김호철 베이시스트가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권욱기자







즉흥성과 자유로움이 주는 즐거움은 재즈를 하는 사람들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그러나 재즈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대중성 부족, 힘든 수련 과정 등으로 많은 이들이 재즈에 입문했다 곧 발길을 돌리기도 한다. 그런 재즈에 17년 동안이나 몸을 담그고 있는 이들이 있다. 게다가 혼자도 아닌 부부로서, 서로에게 음악적 영감을 불러일으키며 재즈 외길을 걷고 있는 재즈보컬리스트 임경은과 베이시스트 김호철을 서울경제신문이 만났다.

아내는 베이스 치는 남편을 치켜세웠다. “음악 하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자신감인데, 가끔씩 내가 잘하고 있는지 판단이 안 설 때가 있는데 그럴 때 답을 주는 사람이 남편이죠. 남편이 뮤지션이 아니었으면 저는 음악을 못했을 것 같아요.” 부창부수라 했던가. 남편도 “저는 이 사람이 가장 뛰어난 보컬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그런 믿음으로 같은 음악을 하다 보니 서로 이야기하면서 좋은 음악을 만들어 갈 수 있는 것 같다”고 아내의 칭찬에 화답했다.

우연히 한 재즈카페에서 만난 것이 인연이 돼 부부의 연을 맺은 이들에게 재즈는 관계를 이어 주는 매개체이자 삶의 원동력이었다. 악기와 보컬이 만나야 재즈가 비로소 완성되는 것처럼, 둘은 인터뷰 내내 풍성한 재즈 이야기를 속삭이듯 전했다.


임경은은 “즉흥성과 자유로움이 재즈의 특성이지만, 자유민주주주의 국가에서 살 때도 규범을 모르면 안 되는 것처럼 재즈에도 지켜야 할 부분들이 많다”며 “재즈를 자유롭게 표현하기 위해서는 익혀야 할 것들이 많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왕립음악원과 미국 뉴욕 시립대 퀸즈 컬리지 대학원에서 공부하고, 17년이란 재즈 인생 동안 적다면 적은 2장의 앨범만 낸 사실은 재즈가 쉽지 않은 장르라는 사실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그녀는 “지금 고백하면 예전에는 단순히 흉내만 내려고 했던 것 같다”며 “재즈를 하면서 자유를 만끽한 지는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며 살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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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특유의 리듬감인 스윙, 재즈 언어 등 익혀야 할 것들도 많고 대중성도 적은 재즈에 천착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김호철은 “도화지 안에 그릴 수 있는 게 다른 장르보다 재즈가 훨씬 많은 것 같다”며 “가능성이 크다 보니 아티스트들에게 재즈가 매력적인 장르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지적이고 따뜻한 감성을 지닌 ‘완성형 보컬’이라는 평을 받고 있지만, 임경은의 보컬은 우리가 생각하는 뭔가 끈적끈적한 목소리에 퇴폐적인 느낌을 주는 재즈 보컬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그녀는 “제 목소리를 들으시고 재즈 보컬의 목소리가 아닌 것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면서도 “재즈는 목소리 톤이나 창법의 차이가 아니라 스윙을 자기 음악 안에서 자유롭게 소화할 수 있는지 없는 지가 중요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야기하듯이 노래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자신만의 원칙을 가지고 17년간 노래를 해 오고 있는 베테랑 재즈보컬리스트이지만, 여전히 다른 음악과 협연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하는 임경은은 “다른 음악을 포용할 수 있다면,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겠지만 아직은 쉽지 않다”며 “제가 좀 더 무르익기 전까지는 제가 할 수 있는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고 밝혔다.

재즈계 잉꼬 부부로 알려진 임경은과 김호철은 오는 16일 수원 SK아트리움 소극장에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은 재즈의 세계를 펼쳐 보여준다.

사진=권욱기자

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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