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정우택 "좌파집권 막겠다" VS 나경원 "친박 뒤로 물러설때"

與 원내대표 경선 대진표 확정

정책위의장은 이현재·김세연

친박·비박계 세력규모 엇비슷

중도성향 표심이 당락 가를듯

"역풍불라" 의총서 비난 자제

새누리당 ‘친박’ 측 원내대표·정책위의장 후보로 각각 출마한 정우택(오른쪽), 이현재 의원이 14일 국회 정론관에서 정견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새누리당 ‘친박’ 측 원내대표·정책위의장 후보로 각각 출마한 정우택(오른쪽), 이현재 의원이 14일 국회 정론관에서 정견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비주류 모임 비상시국회의를 마친 나경원(왼쪽) 의원과 김세연 의원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비상시국회의는 새 원내대표에 나 의원, 정책위의장에 김 의원을 각각 단일후보로 추천하기로 했다. /연합뉴스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비주류 모임 비상시국회의를 마친 나경원(왼쪽) 의원과 김세연 의원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비상시국회의는 새 원내대표에 나 의원, 정책위의장에 김 의원을 각각 단일후보로 추천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오는 16일 예정된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박계와 비박계가 전면전을 예고하고 있다. 두 진영 모두 계파 소속 의원 단속에 나서면서 그야말로 세 대결에 나서는 것이다. 최근 대통령 탄핵 때는 무기명으로 표결해 결과를 놓고도 친박과 비박 의원들의 규모를 어림짐작으로 가늠했지만 이번 원내대표 경선 결과를 통해서는 누가 친박인지, 비박인지가 좀 더 명확히 갈릴 수 있다.

새누리당 비주류 모임인 비상시국회의는 14일 새 원내대표에 4선의 나경원 의원, 정책위의장에 3선의 김세연 의원을 각각 단일후보로 추천하기로 했다. 이에 친박계는 4선의 정우택 의원과 재선의 이현재 의원을 각각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후보로 내세웠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 결과는 친박과 비박,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중도 성향의 의원들 손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당내 의원들 성향을 보면 친박과 비박의 구성은 엇비슷한 상황이다. 대통령 탄핵 당시 반대는 56명으로 친박의 조직력이 가동됐을 때 이 정도의 응집력이 예상된다. 친박계가 주축인 ‘혁신과통합보수연합’ 모임에도 현역 의원 55명이 이름을 올렸다. 비박은 35명에서 최대 45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통령 탄핵 전 탄핵 찬성 의사를 밝힌 비박 의원들은 35명이었고 김무성 전 대표가 탈당을 공식화한 가운데 동조 의사를 보이고 있는 비박 의원들도 비슷한 규모다. 비박계인 황영철 의원은 “비박계가 당을 나가게 되면 30명 이상은 될 것”이라며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필요한 (의원 20명) 기준은 거뜬히 충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비박계 의원 측은 “(중도파를 포함한) 비주류 비박계는 60명 정도지만 비박의 조직력으로 모을 수 있는 의원 수는 35~45명가량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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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변수는 30명가량으로 추정되는 중도 성향 의원들의 선택이다. 이들이 어느 계파 후보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희비가 바뀔 수 있다. 찬성표를 어느 정도 모으느냐에 따라 당내 세력 재편은 물론 21일 이정현 대표의 사퇴 이후 예상되는 비상대책위원장 등 차기 지도부 구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차기 원내대표직을 친박계가 차지할 경우 비박계의 원심력은 커질 수밖에 없고 김무성 전 대표 등 비박계의 탈당 또는 분당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도 성향 의원들의 표심이 중요해지면서 친박이나 비박계 모두 원내대표 후보로 계파 성향이 옅은 중립 성향 의원들을 내세웠다. 정 의원은 친박계 인사로 분류되기는 하지만 비교적 색채가 옅다는 평가다. 특히 친박계 핵심인 조원진 최고위원이 직접 나서 ‘친박 불출마’ 발언을 하는 일도 있었다. 조 최고위원은 사견임을 전제로 “(원내대표 경선에) 친박 색채가 짙은 분들은 나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비대위가 구성되면 주류 친박들은 2선 후퇴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당 내부에서는 당 지도부가 윤리위원회를 친박 인사들로 충원한 것을 놓고 비박계는 물론 중도 성향 의원들까지 동요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더 이상의 확산을 막기 위해 ‘립서비스’를 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나 의원은 비박 모임인 비상시국위원회를 주도하는 등 친박계와 각을 세워왔지만 계파 이미지보다는 쇄신 이미지가 더 강한 편이다. 나 의원은 지난 원내대표 경선에서 정진석 원내대표와 맞붙었다가 떨어져 비박 내부에서 회의적인 분위기도 있었지만 중도 성향 의원들의 당 쇄신 요구를 반영해 타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박 대통령 탄핵 이후 당내 세력 재편을 놓고 친박과 비박계가 처음으로 세 대결한다는 점에서 양측 간 날 선 공방도 예상된다. 정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화합과 상생으로 반드시 통합을 이뤄나가겠다. 아울러 개헌 정국을 이끌어나가 대선에서 좌파정권의 집권을 막아내겠다”고 했고 나 의원은 “화합이 중요하지만 책임질 사람들이 책임지지 않는 지금의 모습으로 당의 화합을 외친다면 ‘끓는 물 속의 개구리’가 된다”며 친박들의 2선 후퇴를 주장하고 나서 긴장감을 형성했다. 이번 경선은 친박·비박 대결을 넘어 남녀 대결이라는 점도 흥행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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