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美 금리인상]BOJ·ECB도 돈줄죄기 나선다

BOJ, 12월 금융정책결정회의서 경기판단 상향조정 전망

ECB, 8일 자산매입규모 줄이며 사실상 테이퍼링 착수

홍콩, 기준금리 1.0%로 0.25%p 인상 결정

미국이 14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1년 만에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금융위기 이후 이어지던 일본은행(BOJ)과 유럽중앙은행(ECB)의 돈 풀기 정책도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과 일본의 경기가 완벽히 살아나지 않은 상황에서 당장 급격한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에 나서기는 어렵지만 서서히 출구전략을 모색하며 ‘돈줄 죄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BOJ는 오는 19~20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통화정책 전환의 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1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번 회의에서 BOJ가 경기판단을 1년 7개월 만에 상향 조정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3월부터 유지해온 “수출·생산의 둔함이 보이지만 기조로는 완만하게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에서 “둔함이 보인다”는 표현을 수정하거나 삭제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BOJ는 그동안 물가인상과 경기부양을 위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고 고정금리로 중단기 국채를 무제한 매입하는 극단적 통화팽창정책을 도입했다. 이에 따라 어느 정도 경기 방어에는 성공했지만 은행 건전성이 위협받고 매입 가능한 채권이 고갈하는 등의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다.


특히 미 금리 인상으로 엔화 약세와 수출확대·물가상승이 이어진다면 BOJ는 극단적 통화팽창정책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나 출구전략을 가동할 여력이 생기게 된다. 또 미일 금리 차가 임계점을 넘어 벌어질 경우 일본 시장에서 자본유출의 우려가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연준의 정책 방향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인 한계도 통화정책 전환을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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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도 8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자산 매입규모를 내년 4월부터 800억유로에서 600억유로로 줄이기로 결정하며 사실상 테이퍼링에 착수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내년 3월 종료되는 자산매입프로그램을 내년 12월까지 연장한 것을 들며 테이퍼링이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사실상 속도를 조절하며 양적완화 축소에 돌입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다만 내년 독일·이탈리아·프랑스에서 일제히 국가 정상을 뽑는 선거가 진행되는 등 정치 리스크가 존재하는 만큼 긴축 속도는 매우 더딜 가능성이 크다. 프랑수아 빌루아 드 갈로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 겸 ECB 집행이사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불확실한 세상에서 유럽의 통화정책은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의 기준이 될 것”이라며 “명확하게 우리는 적어도 600억유로 이상 (자산 매입규모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홍콩금융관리국은 이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1.0%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홍콩은 통화가치를 가치를 미 달러당 7.75홍콩달러로 고정하는 ‘달러 페그제’를 시행하고 있어 미국에 통화정책을 연동시키고 있다.

연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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