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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미의 Cine-Biz] CJ, JK필름 인수합병의 득실

[양경미의 Cine-Biz] CJ의 JK필름 인수합병의 득실








한국 영화산업은 큰 구조변화에 직면해 있다. 기존 제작·배급·상영업을 한 회사가 담당하는 이른바 수직계열화가 가능했으나 지난 10월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이 대기업이 배급업과 상영업을 겸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기 때문이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대기업이 제작과 배급, 상영업을 겸업하는 영화산업의 수직계열화가 규제될 수 있다. 할리우드도 이미 1948년 ‘파라마운트 법’에 의해 수직계열화가 금지돼 미국 영화산업은 제작과 배급, 상영업이 분리되어 있다.

배급과 상영업을 하는 CJ E&M은 최근 제작사인 JK필름을 인수합병했다. CJ가 51%, JK필름이 49%다. CJ와 JK필름은 그동안 투자배급사와 영화제작사로서 굳건한 파트너십을 선보이며 흥행작을 만들어냈다. ‘해운대’와 ‘국제시장’은 각각 1,000만 명, ‘히말라야’는 700만 명이 관람했다. 두 회사의 인수합병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한국 영화산업 발전을 위해 제작과 배급 및 상영회사의 인수합병의 득실을 따져 볼 필요가 있다.


먼저 인수합병은 해외시장 진출에 유리하다. 얼마전 CJ E&M 영화사업부문은 글로벌제작본부의 신설 등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이 팀은 한국 영화와 해외 영화를 기획한다. CJ관계자는 “JK필름은 제작사로서 기존에 해오던 고유의 기획과 프로덕션 업무를 담당하고, 글로벌기획제작본부는 과거 기획팀이 했던 기획 업무와 국내 원작 판권을 해외 시장에 확장하는 기능을 맡게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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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는 이미 중국과 동남아시아로 진출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데 중국에만 100개 이상의 극장을 가지고 있다. 합작 영화 제작도 지속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수상한 그녀’의 중국 합작 버전도 성공한 상태다. 다양한 글로벌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배급사가 영화제작사를 갖고 있다는 것은 큰 이점일 수 있다. JK필름 역시 좁은 내수시장 외에도 해외로 진출해 영역을 확장할 필요가 있었다. JK필름의 입장에서 해외시장 진출에 노하우를 지닌 CJ와의 인수합병은 해외진출에 따른 투자비용의 절감과 기간 단축 등 유리한 점이 많았을 것이다. 결국 CJ E&M의 JK필름 인수합병은 해외시장 공략에 따른 윈윈전략으로 볼 수 있다. 기업이 축적해 온 노하우를 통해 실패에 따른 최소화 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다.

그러나 우려되는 점 또한 있다. 대기업의 수직계열화 문제다. 투자배급 및 상영회사가 영화제작사를 인수해 영화 독점력은 높이고 선택권 우위를 점한다는 것이다. 중소 제작사는 아예 제작과 상영의 기회를 잃을 수밖에 없다. 영화산업의 수직계열화에 따른 독과점 논란이 더욱 커지는 대목이다. 투자배급을 받기 위해 다른 영화제작사들도 연쇄적으로 대기업에 흡수될 수 있다.

영화 제작과 배급, 상영회사의 수직계열화는 대형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또한 해외진출을 촉진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그러나 국내 영화산업의 독과점을 부추겨 다양성과 작품성을 떨어뜨려 장기적으로 영화산업의 발전을 저해한다는 문제점도 있다.

양경미/영화학박사, 한국영상콘텐츠산업연구소장

고광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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