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한국에만 높아지는 비관세장벽 이유가 뭔가

대한상공회의소는 15일 ‘최근 비관세장벽 강화 동향’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만을 타깃으로 한 비관세 조치가 최근 4년간(2013~2016년) 134건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4년간(2009~2012년)의 65건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문제는 이런 추세가 세계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전 세계 비관세 조치 건수는 같은 기간 4,836건에서 4,652건으로 되레 200건가량 줄었다. 그만큼 한국만을 표적으로 삼은 견제가 심해지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한국을 겨냥한 비관세장벽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자국산업 보호를 명목으로 미국과 유럽연합(EU)·중국까지 비관세 조치를 적극 활용하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중국의 움직임은 우려할 만하다. 금한령으로 화장품 등 한류업종을 옥죄고 화학제품·전기차배터리 등 우리 주력산업마저 비관세장벽을 동원해 압박하고 있다. 비관세장벽 수법도 날로 교묘해지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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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통관시 위생검역을 까다롭게 하거나 자국의 기술인증·규격충족을 의무화하는 등 기술장벽을 두텁게 쌓고 있다. 한 달 전 중국 정부가 전기차배터리 생산인증 기준을 갑자기 40배나 높여 국내 기업을 배제한 것이 전형적인 예다. 위생검역 강화로 식품과 화장품 통관 불합격 건수도 급증하는 추세다. 더 걱정되는 것은 앞으로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각국에 신고립주의와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미국과 EU가 중국에 대한 ‘시장경제지위’ 부여를 거부하자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등 강대국 간 통상전쟁 우려까지 나온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와 기업이 합심해 파고를 헤쳐나가야 한다. 정부는 중국 등과 고위급회담을 할 때 비관세장벽에 대해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야 할 것이다. 기업들도 높아지는 위생검역이나 기술규제의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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