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단 한 줄도 읽지 못하게 하라> 그 권력자들, 왜 이 책들을 없애려 했나

■주쯔이 지음, 아날로그 펴냄



제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했으며, 이후 모든 전쟁소설의 원형이 된 에리히 레마르크의 ‘서부전선 이상없다’는 출간 당시 금서로 지정됐다. 통치자들을 불쾌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국가를 위해 용감하게 전쟁에 나선 영웅의 모습을 그리기보다 전쟁의 참상을 고발하고 정의롭지 못한 전쟁이 얼마나 많은 상처를 남기는지를 파고든 이 책이 권력자들은 못마땅했다.


중국 베이징 위옌대 교수인 주쯔이는 신간 ‘단 한 줄도 읽지 못하게 하라(원제 禁書記)’는 기원전 410년의 ‘리시스트라타’부터 1988년 ‘악마의 시’까지 문학의 역사에서 자행된 금서사건을 들여다보며 시대적 상황을 살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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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서는 한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는 거울이자 자유의 수준을 판단하는 잣대다. 대체로 금서가 된 문학은 오히려 오늘날 고전으로 평가되는 이유와 일치한다. 최근 9,000여명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가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는 우리 현실에서 결국 승자가 누가 될 것인지를 가늠케하는 책이다.

다만 저자는 이 책에서 유럽과 미국의 사례만 다루고 있는 점이 아쉽다. 세계에서 가장 많는 금서를 지정하고 있는 국가 중에 하나인 중국을 빼놓은 것은 중국 작가 스스로의 한계가 아닐까 싶다. 1만6,800원

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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