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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학 동안, 옆으로 크는 아이 VS 위로 크는 아이





예년보다 겨울방학이 짧아지긴 했지만 방학은 방학이다. 연말연시의 떠들썩한 분위기, 설 명절, 입학과 새 학년에 진입하기 전까지의 여유를 보태면 왠지 겨울은 한숨 돌려도 될 것만 같다. 그래서 잠깐 방심하는 사이, 아이 건강과 성장을 좌우할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만다.


영양 과잉에 운동 부족, ‘옆으로 자란다’

겨울은 동식물의 기운이 안으로 응축되는 계절이다. 추위에 맞서 한 계절을 잘 보내려면 영양을 저장, 축적하고 활동량 역시 줄여야 한다.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처럼 말이다. 하지만 동면중인 동물들은 더 이상 먹지 않기 때문에, 겨울잠에서 깨어나면 푸석푸석하고 비쩍 말라 있다.

우리 몸도 겨울에는 기운을 안으로 모으고 영양을 저장, 축적하려고 한다. 몸을 한껏 웅크린 채 다니고, 외출이나 야외 활동을 가급적 꺼리게 된다. 난방이 잘 된 실내에서 반팔을 입은 채 긴 겨울밤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야식을 먹으며, 동면의 계절이 가져다준 여유를 마음껏 즐긴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아이 역시 한파(寒波)를 피해 하루 종일 따뜻한 집 안에 머무르며, 엄마 아빠와 함께 야식을 챙겨 먹는다. 늦게 잠들다 보니 당연히 늦잠을 잔다. 잘 먹고 잘 자는 건 그렇다 쳐도, 신체 활동량까지 줄어들다 보니 한 계절을 보낸 후 살이 찌는 건 어쩔 수 없다.

과체중에서 소아비만으로 넘어가는지 예의주시해야

적정 체중 또는 저체중 아이에게는 겨울 동안 살이 오르는 것은 희망의 조짐이다. 몸 안에 저장된 영양과 에너지는, 본격적인 성장의 봄이 찾아왔을 때 키를 키우는 훌륭한 자양분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과체중인 아이라면 사정이 약간 다르다.


이석진 아이조아한의원 원장은 “겨울방학을 맞아 불규칙한 생활습관에 운동부족과 영양 과잉이 겹치면 자칫 과체중에서 소아비만 단계로 접어들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초등 입학 전의 어린 아이가 소아비만일 경우 성호르몬이 일찍 분비되면서 초등 저학년 무렵 성조숙증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성장기의 어린 아이들은 키와 몸무게가 동반 상승하지만, 만약 아이 키에 비해 몸무게가 표준 체중보다 120% 이상이라면 아이의 체중이 키 성장에 방해 된다는 점을 예의주시하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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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호르몬 분비가 빨라지면 심할 경우 성조숙증이 오거나, 2차 성징이 발현되는 사춘기 역시 앞당겨지게 된다. 이때는 아이 키가 다른 아이보다 빨리 자라는 듯하지만, 결국 성장판이 일찍 닫히면서 키도 빨리 멈추게 된다. 2차 성징이 일찍 나타난 아이들 대다수가 초등 시기에는 키가 월등히 크고 어른스러워 보이지만, 훗날 성인이 되면 또래보다 작아지게 되는 이유다.

‘위로 자라는 아이’ 되는 겨울방학 생활수칙

성조숙증을 예방하고 키를 키우기 위해 뚱뚱한 아이는 당장 살부터 빼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이석진 아이조아한의원 원장은 “키와 몸무게가 함께 자라는 성장기 아이에게 억지로 식이 제한을 하거나 과도한 운동으로 다이어트를 시키면, 오히려 키 크는 데 방해가 될 뿐만 아니라 면역력이나 체력 저하로 다른 병치레를 할 수 있다. 현재 체중을 유지한다 생각하면서 장기적으로는 살이 키로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한다.

▶ 고열량 간식, 단 것부터 줄이자_ 긴 겨울밤에는 야식으로 치킨이나 족발, 보쌈 등을 자주 먹게 되는데 이런 고열량 야식부터 줄인다. 햄버거, 피자 같은 간식도 줄인다. 패스트푸드, 인스턴트식품 등에는 당분과 염분 함량이 높아 소아비만을 가중시킨다. 단맛 음료도 줄이고 엄마가 만든 천연 간식 위주로 먹인다. 고열량인 튀김, 볶음 요리보다 찜, 구이, 무침 요리를 식탁에 올린다.

▶ 신체활동량을 조금씩 늘려본다_ 겨울방학이라고 집 안에만 있으면 같은 칼로리를 섭취해도 살은 찌게 마련이다. 골고루 영양을 섭취하며 활동량을 늘린다면 키와 몸무게를 함께 관리하는 데 효과적이다. 줄넘기처럼 가볍게 통통 점프하는 운동은 칼로리를 소모하면서 아이의 성장판을 자극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실내에서 성장 체조를 해도 좋고, 햇볕이 좋은 시간에 야외로 나가 30분 간 가벼운 운동을 해도 좋다. 아이 활동량을 늘리기 위해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이용하기, 자기 방 청소하기, 걸어서 학원가기 등을 실천해본다.

▶ 충분히 재워야 키와 체중 관리에 도움된다_ 겨울에는 잠을 더 재워도 된다. 겨울밤이 긴 것은 우리에게 잠을 더 자라는 자연의 메시지다. 수면 시간은 충분히 확보하되, 성장호르몬 분비가 원활해지는 밤 11시~새벽 2시 경에 깊은 잠에 빠져 있도록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한다.

▶ 잔병치레, 학습 스트레스는 없는지 살펴라_ 모든 생활수칙을 잘 지켜도 아이가 감기, 비염 축농증, 장염 등과 같은 잔병치레에 시달린다면, 갖고 있는 기운과 영양을 키 성장에 쓸 수 없다. 겨울철 유독 감기나 비염 축농증 등에 시달리는 아이라면 면역력과 기초 체력을 키워 병을 이길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스트레스도 아이의 성장을 방해하는 중요한 요인. 겨울방학 동안 지나친 선행학습으로 스트레스를 주고 있지 않은지 되돌아본다. 잘 웃고 잘 뛰어노는 아이가 건강하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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