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여의도 마지막 주식시세전광판, 23일 역사속으로

대신證, 79년 도입후 37년만에

본사 명동 이전으로 철거 결정

황소상은 대림동으로 옮겨



대신증권이 본사를 서울 여의도에서 명동으로 이전함에 따라 여의도 증권가의 마지막 주식 시세 전광판도 오는 23일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여의도 본사 1층에 설치된 주식 시세판 운용을 23일 중단한다. 대신증권 창업주인 고(故) 양재봉 명예회장이 지난 1979년 증권업계 최초로 도입한 지 37년 만이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현재 부서별로 명동 사옥으로 이전 작업을 진행 중인데 1층 주식 시세판 운용을 맡고 있는 영업부서가 23일께 이전할 예정”이라며 “이에 맞춰 시세판 운용을 중단하고 철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의도 본사 앞에 설치된 ‘황소상(작품명:황우)’과 함께 대신증권을 상징해온 주식 시세판은 경제 성장기와 외환위기 등 굴곡진 세월이 흐르는 동안 증권사 투자자들과 희로애락을 같이했다. 투자자들이 증권사 객장에 설치된 시세판 앞에 모여 주요 종목의 실시간 주가 흐름을 지켜보거나 서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흔한 풍경이 됐고 이후 주식시세판 설치는 증권가에 유행처럼 번졌다. 특히 언론사 사진기자들이 증시가 급변동한 날 객장 풍경을 담기 위해 대신증권 여의도 사옥으로 달려가기도 했다.


하지만 인터넷 기술의 발달로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이 보편화되면서 시세판의 효용가치가 줄며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이에 증권사들이 하나둘씩 시세판을 없앴지만 대신증권은 1호 설치라는 상징성을 고려해 그동안 계속 유지해왔다. 하지만 대신증권은 명동 사옥 이전을 앞두고 유지·관리비에 비해 효용성이 떨어지는 시세판의 운용을 놓고 장고를 거듭했고 결국 철거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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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여의도 증권가의 마지막 시세판이 사라지면 시세판을 운용하는 증권사는 신한금융투자가 유일하다. 신한금융투자는 현재 제주도와 강원도 등 5개 지점에서 시세판을 운용하고 있지만 여의도 증권가 본사가 아니어서 상징성은 약하다.

한편 여의도 증권가의 명물인 황소상은 올 연말께 대신증권 대림동 연수원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당초 명동 사옥 주변 공원에 설치될 예정이었지만 공사 작업이 지연되면서 내년 봄께 이전할 예정이다.

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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