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스타 TV·방송

[2016 방송 결산] SBS 예능, 아쉬운 퇴장 '런닝맨’...효자노릇 톡톡 '정글-미운우리새끼'

2016 SBS 예능은 그야말로 옥석을 가리기 위한 총공세 태세를 취한 한 해였다. 시청률의 부진이라는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칼을 빼든 SBS는 끊임없이 새로운 포맷의 파일럿 프로그램을 선보이는가 하면 프로그램 폐지와 편성 변경 등을 단행하며 살얼음판을 걷는 형국이었다.

/사진=SBS/사진=SBS


‘스타킹’, ‘한밤의 TV연예’, ‘힐링캠프’ 등 오랫동안 SBS를 지켜온 예능이 폐지되기도 했고, ‘동상이몽’, ‘오 마이 베이비’는 화제성은 있었으나 시청률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보이지 못하며 쓸쓸한 퇴장을 맞았다. 여기에 ‘백종원의 3대 천왕’, ‘웃찾사’ 등은 MC교체나 편성시간 변경 등의 변화를 꾀하기도.


또한, 기존 예능의 빈자리를 대세에 맞춰 ‘신의 목소리’와 ‘판타스틱 듀오’라는 음악 예능으로 채워보려는 시도도 있었으나 넘쳐나는 음악 예능 가운데 뚜렷한 개성을 선보이지 못하며 아쉬운 종영을 맞았다.

물론 이러한 칼바람 속에서도 SBS 예능을 굳건히 지켜온 기존 프로그램은 분명히 있었고, 다양한 시도 끝에 정규 프로그램으로 안착해 현재까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는 프로그램도 탄생했다.

▶‘자기야-백년손님’, ‘K팝스타’, ‘정글의 법칙’, ‘불타는 청춘’ 등 기존 예능의 활약

수 많은 프로그램이 생겼다 없어졌다를 반복하는 가운데 꾸준한 시청률을 유지하며 순항 중인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자기야-백년손님’, ‘K팝스타’, ‘정글의 법칙’, ‘불타는 청춘’을 꼽을 수 있다. ‘자기야-백년손님’은 처가식구들과 사위 간의 소통과 이를 중재하는 아내의 모습을 통해 공감을 이끌어 내는 프로그램으로 올해 역시 굳건한 목요일 심야 예능 1위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SBS ‘정글의 법칙 in 동티모르’SBS ‘정글의 법칙 in 동티모르’


‘정글의 법칙’ 역시 마찬가지다. 족장 김병만을 필두로 펼쳐지는 야생 적응기는 시청자들에게 언제나 신선한 볼거리를 제공하며 웃음을 유발했다. 이에 평일 밤 예능에서는 고무적인 수치인 10%대 시청률을 유지하며 금요일 밤의 왕좌를 지켜나가고 있다.

‘불타는 청춘’은 처음 프로그램을 선보였던 작년에 비해 더욱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구본승, 최성국 등 새로운 인물을 투입해 신선함을 더했으며, 특히 ‘치와와 커플’로 불리며 사랑받던 김국진과 강수지가 실제 연인으로 발전하면서 시청률도 덩달아 상승했다.

/사진=SBS/사진=SBS


‘K팝스타’는 최근 마지막 방송이 될 여섯 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일요일 밤 9시 대로 편성을 옮긴 것이다. 한 주의 마무리를 하는 밤 시간으로 옮겨 시청자들이 더욱 음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려는 목적이었던 것. 또한 이번 시즌에는 기획사가 있는 연습생들이나 이미 한 번의 실패를 맛 본 데뷔 이력이 있는 가수까지 참가자 자격을 확대해 다양해진 볼거리와 함께 참가자들의 절실함을 더하며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에 ‘K팝스타’는 11월 20일 방송 이후 16%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연일 화제에 오르고 있다.


▶쏟아진 파일럿 프로그램...‘꽃놀이패’, ‘미운우리새끼’ 선전 중

관련기사



올 한해 SBS에는 파일럿 프로그램만 16편을 선보였다. 그 가운데 정규프로그램으로 편성된 것은 ‘판타스틱 듀오’와 ‘신의 목소리’ 그리고 하반기에 정규프로그램으로 편성된 ‘꽃놀이패’와 ‘미운우리새끼’ 그리고 최근 방송을 시작한 ‘씬스틸러-드라마전쟁’ 정도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판타스틱 듀오’와 ‘신의 목소리’는 넘쳐나는 타 음악 예능과의 차별성 문제와 함께 매회 섭외에 대한 부담을 떠안으며 각각 7개월, 5개월 만에 막을 내렸다.

9월부터 방송을 시작한 ‘꽃놀이패’는 여행 콘셉트에 ‘꽃길’과 ‘흙길’이라는 코드를 넣어 차별성을 둔 프로그램으로 최근 일요일 오후 4시 50분으로 시간대를 옮겨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꽃놀이패’는 네이버 V앱 실시간 투표를 통해 시청자들의 참여를 높이는 한편 ‘꽃놀이패’만의 개성을 살렸다는 평을 받고 있다.

SBS ‘미운 우리새끼’SBS ‘미운 우리새끼’


2016년 가장 SBS의 가장 큰 수확을 꼽는다면 단연 ‘미운우리새끼’다. 지난 8월 첫 방송을 시작한 ‘미운우리새끼’는 혼기를 놓친 독신 남성 연예인의 일상을 보여준다는 설정은 MBC ‘나 혼자 산다’ 등의 기존 예능과 전혀 차별성이 없지만 여기에 해당 연예인의 어머니가 그들을 바라보는 시각을 함께 보여주며 신선한 재미를 선사한다. 가공되지 않은 스타 어머니들의 입담은 예상치 못한 웃음을 유발했고, 단숨에 시청자들을 사로잡아 14주 연속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대세 예능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그동안 반듯한 이미지의 박수홍은 ‘미운우리새끼’에서 스머프 분장을 하고 이태원을 활보하거나 기승전 ‘클럽’을 외치며 뒤늦게 클럽에 빠진 중년 클러버로 등장해 전에 없던 과감한 언행으로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덕분에 “손만 대면 다 된다”라고 표현한 그의 말처럼 ‘미운우리새끼’는 박수홍에게 제2의 전성기를 선사했다.

▶위기 맞은 ‘런닝맨’...아쉬운 하차통보까지

‘런닝맨’이 오랜 시간 SBS를 대표하는 예능이었음은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시청률이나 화제성에서는 여전히 동시간대 타 예능에 비해 답보상태를 거듭하고 있다. 연출진의 변화와 더불어 기존의 이름표 뜯기 추격전 같은 긴장감은 언젠가 사라져 버렸고 자연스럽게 ‘런닝맨’만이 가졌던 개성을 잃어버리며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기 시작했다. 여기에 ‘런닝맨’의 탄생부터 함께해 온 리쌍의 개리가 음악 활동을 위해 하차를 결정하며 프로그램은 더욱 위기를 맞았다.

/사진=SBS/사진=SBS


이에 ‘런닝맨’ 제작진은 시즌2라는 큰 그림을 그리며 개편을 단행하기로 결정했고, 강호동을 영입해 유재석과의 ‘케미’에서 오는 재미를 이끌어 내려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오랫동안 ‘런닝맨’의 멤버로 활약해 온 김종국과 송지효에게 일방적으로 하차통보를 했다는 논란이 일어났고, 시청자들의 거센 비난을 의식한 강호동 측은 출연 결정을 취소하기에 이르렀다. 부랴부랴 ‘런닝맨’ 제작진 측이 공식입장을 통해 김종국, 송지효를 비롯한 시청자들에게 사과했지만 이미 여론은 돌아선 뒤였다. 결국 ‘런닝맨’은 기존의 6인 체제로 2017년 2월에 ‘런닝맨’을 종영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

이하나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