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메가점포 성공법' 열공 나선 김정태

'메가점포'로 수익성 높인

日 SMTB 찾아 협력 확대

내년 강남권 출점 앞두고

부동산 금융 등 예습 나서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새해를 앞두고 일본을 방문해 일본 금융기업과의 협력 확대 방안을 모색한다. 저금리 기조와 비대면 채널 확대로 전통의 금융회사 영업방식이 한계에 봉착한 가운데 마이너스 금리 속에서도 살아남고 있는 일본 금융기업들의 생존법을 연구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18일 하나금융에 따르면 김 회장은 21일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및 지주 임원들을 대동하고 일본 미쓰이스미토모신탁그룹(SMTB)을 찾아 협력 관계를 확대한다. 미쓰이스미토모신탁그룹은 일본의 대형 신탁은행이다.

앞서 지난 3월에는 히토시 쓰네카게 미쓰이스미토모신탁그룹 회장이 직접 한국을 찾아 하나금융그룹과 업무협력을 확대식을 갖는 등 양사는 밀월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양사는 당시 기존 협력 분야에 더해 △프로젝트 금융 및 부동산금융 부문 △투자자문 등 금융상품 부문 △핀테크 등 기술금융 부문 등에서 상호 업무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한 바 있다.


이후 KEB하나은행은 미쓰이스미토모신탁그룹의 호주 프로젝트파이낸스 대출채권을 양수하는 등 실질적인 협력 성과를 이뤄냈다. 또 KEB하나은행 동경지점과 본점 자금부는 미쓰이스미토모신탁그룹과 협력을 통해 상당규모의 자금 조달에 성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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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김 회장이 직접 일본을 찾는 것은 이 같은 표면적인 협력 확대 외에도 미쓰이스미토모신탁그룹의 점포 전략 등과 관련해서도 관심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쓰이스미토모신탁그룹은 점포 수는 적지만 ‘메가 점포’ 전략을 통해 일본 내에서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하고 수익성을 높이는 데 성공한 금융회사로 알려져 있다.

메가점포란 주요 거점에 설치된 초대형 점포를 의미하는 것으로 최근 한국 금융권에서도 삼성증권·씨티은행 등이 본격적으로 선을 보이고 있다. 씨티은행의 경우 최근 서울 강남 한복판 5층 건물 전체에 프라이빗뱅커(PB) 28명이 상주하는 국내 최대 규모 자산관리(WM)센터를 출범시키도 했다. 점포 수를 줄이는 대신 점포의 대형화를 통해 점포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메가점포 전략의 핵심이다.

하나금융그룹 계열 하나금융투자 역시 내년 강남권에 메가점포를 선보일 계획으로 알려진 가운데 은행 증권 등 지주 전 계열사 점포 전략을 다시 세우고 있는 김 회장의 일본 방문도 이 같은 점포 전략 변경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옛 하나은행과 옛 외환은행이 결합한 KEB하나은행 역시 올해 60여개가 넘는 점포를 줄이기는 했지만 여전히 점포가 중복되고 점포당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근본적 한계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10년이 훌쩍 넘는 ‘제로 금리’ 시대를 지나 ‘마이너스 금리’라는 파고를 맞은 일본 은행들은 국내 은행들보다 더 처절하게 생존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은행의 주요 수익이라고 할 수 있는 예대마진이 사실상 사라진 가운데 일본 은행들은 수수료 수익 확보 및 새로운 대출처 발굴에 필사적이다. 일본의 메가뱅크들은 최근 대출과 부동산 투자가 섞인 메자닌 형태의 기업대출을 진행하면서 부동산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는데 김 회장을 비롯한 국내 금융권 CEO들도 이 같은 일본 금융권 움직임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하나금융 역시 유휴점포를 활용하는 도심형 뉴스테이 등 부동산 임대 사업에 올해 본격 뛰어들었다.

윤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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